Culture

[박지혜의 연예家 스토리] BTS·임영웅·변우석→ 김호중... 스타팬덤 ‘약’일까 ‘독’일까?

박지혜 기자
2024-06-05 16:35:44

대중의 인기로 존재하는 연예인에게 팬덤은 분명 든든한 지원군이다. 반면 비상식적인 행동은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스타 팬덤'은 과연 약일까, 독일까. 이들의 영향력은 어디까지인가.

오늘(4일) 충남의 한 경찰관이 유명 트로트 가수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알아내 집까지 찾아간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월 충남경찰청 소속 30대 여경 A씨는 경찰 내부망에서 유명 트로트 가수 B씨의 개인정보를 열람해 서울에 소재한 B씨의 주거지로 찾아갔다.

A씨는 B씨에게 위해를 가하진 않았지만 깜짝 놀란 B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개인적인 목적으로 가수 B씨의 개인정보를 조회한 것으로 드러났다.

충남경찰청은 A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돌입해 직위 해제했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사진제공: 바로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화제작 '선재 업고 튀어'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변우석도 사생활 침해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경고했다.

변우석 소속사 바로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0일 공식 팬카페를 통해 "최근 아티스트 활동 시 인파로 인해 질서가 무너지며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공개된 일정 외 비공식적인 스케줄 현장 방문은 삼가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아티스트 차량을 따라오거나, 거주지를 비롯한 사적인 공간에 무단으로 방문하고 촬영하는 행위 등 아티스트의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는 행위를 일절 금하며 위 행위들은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3월에도 연예계를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그룹 에스파 카리나와 배우 이재욱의 열애 사실이 공개되자 일부 팬들의 ‘시위 트럭’을 보내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해당 트럭 시위 전광판에는 "당신은 왜 팬을 배신하기로 선택했나. 직접 사과해 달라" "사과하지 않으면 하락한 앨범 판매량과 텅 빈 콘서트 좌석을 보게 될 것"이라는 등의 협박성 문구가 실려 충격을 자아냈다.

결국 카리나는 카리나는 열애 공개 일주일 만에 자필 편지를 통해 “놀라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팬들에게 직접 사과하기도 했다. 단지 열애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사과문까지 썼던 카리나는 지난 2일 결국 결별 소식을 알렸다. 

카리나의 '열애 사과문' 논란은 스타 팬덤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영국 매체 BBC는 “한국과 일본의 연예인들은 이러한 압력이 가해지는 것으로 악명 높은 산업에 종사하기 때문에 사생활 공개가 어렵다. 열애 사실을 인정하는 것도 금기시 되고 있다“라며 K팝 팬덤 문화를 꼬집었다.

CNN도 “과거부터 열애를 공개한 K팝 스타들은 대중의 큰 반발을 마주하며 커리어나 계약에도 영향을 받았다”며 “최근 몇 년간이러한 경향에 변화가 감지되기도 했으나 이번 일은 금기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팬덤의 과도한 행동은 대중의의 반감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된 가수 김호중 팬들은 비상식적인 주장을 여러 차례 펼쳐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특히 최근 김호중의 출연 정지 처분을 밝힌 KBS 측에 전한 청원의 내용과 관련한 ‘꼼수’가 드러나 비난을 샀다. 지난달 25일 KBS 시청자 청원 게시판에는 ‘100억 기부 선한 영향력의 김호중 아티스트’라는 제목으로 김호중의 KBS 출연 정지를 반대하는 청원글이 등장했다.

팬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김호중의 천재적인 재능을 아깝게 여겨 그가 자숙하며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 법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회는 한 번은 보듬고 안아줘야 하는 관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작성자는 이어 “김호중의 팬들이 지금까지 4년 동안 약 100억원 가까이를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었던 것은 김호중이 가진 이름의 선한 영향력 덕분”이라면서 “지금까지 아티스트로서 사회를 향해 선한 기부를 한 일을 정상 참작해줘야 한다”고 썼다. 해당 청원은 5일 현재 1530명 이상이 동의했다.

그러나 김호중의 팬들이 기부했다고 주장한 100억원 중 4분의 3에 해당하는 75억원어치가 김호중의 앨범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증폭됐다.

최근 김호중의 또 다른 팬은 가수 임영웅에게 “공연으로 번 돈으로 김호중의 위약금, 구속에서 풀려나는 데 보태줘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많은 이들의 비난을 샀다. 이들은 사고 직후에도 “얼마나 힘들었으면…”, “살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그를 두둔하며 누리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바 있다.


반면 가수 임영웅의 팬덤은 지속적인 기부와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며 대표적인 팬덤 문화의 귀감이 되고 있다. 

다가오는 6월 16일 임영웅의 34번째 생일을 기념해 팬들은 기부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광주전남 영웅시대 보금자리방 회원 25명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616만 원을 기부하며 임영웅 홍보관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으며 그간 기부해온 총 누적금액은 19,580,000원에 이른다.

앞서 임영웅은 지난 달 어버이날을 맞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팬클럽 '영웅시대'의 이름으로 2억원을 기부했다. 

2021년부터 임영웅은 사랑의열매에 '영웅시대'의 이름으로 성금을 기부해왔고 이번 기부를 포함해 사랑의열매에만 누적 성금이 9억원에 이른다. 스타와 팬들이 함께 하는 릴레이 기부 소식이 나눔의 온기를 더하고 있다.

사진제공: 빅히트뮤직

방탄소년단(BTS) ‘아미(ARMY)’는 새로운 팬덤 문화를 제시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미(ARMY)는 영어로 ‘군대’를 뜻한다. 군인과 방탄복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사이로, BTS와 팬들 역시 ‘한몸’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BTS가 미국 시장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게 된 배경에도 아미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들은 빌보드 차트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송국에 직접 BTS의 곡을 신청하는가 하면, 노래 가사나 영상 등을 직접 영어로 번역해 SNS에 공유하며 큰 공을 세웠다. 

무엇보다 지난해 열린 BTS 데뷔 10주년 행사에서 팬덤은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이며 전 세계 팬들에게 서울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논어에서 공자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을 남겼다. 지나친 것은 오히려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뜻이 아닌가. 그래서 그는 중용(中庸)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겼다.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상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역기능적 ‘팬덤’은 분명 과하다. 지나친 관심은 때론 독이 되기도 한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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