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배우 윤일봉이 8일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한국 영화계의 산증인이자 은막의 스타였던 원로배우 윤일봉이 8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9일 영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윤일봉은 노환으로 투병하던 끝에 8일 밤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발레무용가 윤혜진의 부친이자 배우 엄태웅의 장인으로도 대중에게 잘 알려진 윤일봉의 부고 소식에 영화인들과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폭풍의 사나이'(1968), '여자 형사 마리'(1975), '초분'(1977) 등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으며, '내가 버린 여자'(1977)와 '내가 버린 남자'(1979), '바다로 간 목마'(1980)에서는 젊은 여주인공과 비극적 사랑을 나누는 중년 남성 캐릭터를 탁월하게 소화해 냈다. 당대 최고의 스타였던 고(故) 신성일, 남궁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1970년대 대표 미남 배우로 꼽혔고, 영화 '별들의 고향'(1974)에서는 신성일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애하'(1967), '여자의 함정'(1982), '가고파'(1984) 등도 윤일봉이 남긴 대표작으로 회자된다.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계 전반을 위한 헌신도 아끼지 않았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제11대 영화진흥공사 사장을 역임했고,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직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직을 수행하며 한국 영화의 산업적 토대를 다지는 데 힘을 보탰다. 윤일봉은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 대종상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시작으로 2012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2015년 대종상영화제 한국영화공로상, 2021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공로영화인상 등을 차례로 수상했다.
유족으로는 딸 윤혜진과 사위 엄태웅 등이 있다. 고인은 배우 유동근의 누나인 고(故) 유은이 씨와 1951년 백년가약을 맺었으나, 부인이 지난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10일 오전 엄수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