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을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은 2026년 상반기 비트코인 가격 조정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일각에서는 월가의 본격적인 암호화폐 진입과 규제 변화가 새로운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시되고 있다.
티머 디렉터는 “비트코인이 또 하나의 4년 주기를 끝냈을 가능성이 있다”며 “2026년이 조정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6만5000달러에서 7만5000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리서치 기관 펀드스트래트의 션 패럴 암호화폐 전략 책임자도 최근 발간한 ‘2026년 암호화폐 전망 보고서’에서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패럴 책임자는 “비트코인과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중장기적 상승 가능성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2026년 상반기에는 몇 가지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시장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6만~6만5000달러, 이더리움은 1800~2000달러, 솔라나는 50~75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연말 전략적 매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비트코인의 연말 목표가를 11만5000달러, 이더리움은 4500달러로 제시하며 중장기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 아서 헤이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새로운 유동성 공급 정책이 비트코인 상승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상반된 전망을 내놨다.
그는 “RMP는 연준이 정부의 수표를 현금화하는 교묘한 방식”이라며 “이런 조치는 금융 자산 가격뿐 아니라 실물 재화·서비스 전반에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0.25% 인하하고, 한 달간 약 400억 달러 규모로 단기 국채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를 ‘통화 정책과는 무관한 준비금 유지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헤이즈는 실제로는 연준 자산이 다시 확대되기 시작한 첫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델파이 디지털 공동 창업자 톰 쇼니스는 2026년 비트코인이 새로운 신고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며, 월가의 암호화폐 도입과 규제 변화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암호화폐 기반 금융 인프라가 전통 금융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시장 질서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비트와이즈 CEO 헌터 호슬리도 19일 X(구 트위터)를 통해 현재의 시장 하락이 오히려 대규모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의 본격적인 반등은 2026년 1분기에 일어날 것”이라며 “가격의 등락 패턴이 역사적으로 일정함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매번 놀라워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8만4000달러를 지키기 위해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20일 지수이동평균(EMA) 8만9369달러 근처에서 반복적인 매도 압력이 감지되고 있다. 이 저항이 강하게 작용할 경우, 가격은 8만600달러 선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9만4589달러를 넘어서면 단기 추세 전환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며, 이후에는 10만 달러, 10만7500달러까지 상승 여지가 열려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은 12월 10일 기준 약 9만2695달러에 거래됐지만, 현재는 약 8만7300달러 수준으로 소폭 조정 중이다. 파월 의장의 애매한 신호 때문에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비트코인 강세장이 본격화되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예측 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월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기준금리 현상 유지 가능성은 약 77%, 추가 인하 가능성은 약 21%에 불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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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