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현장서 달아난 핵심 인물, 충북 충주 휴게소서 검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모씨가 압수수색 현장에서 도주한 지 34일 만에 체포돼 22일 구속 여부를 가리게 된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특검의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현장에서 달아나 잠적했다가, 지난 20일 충북 충주시 국도변 휴게소 부근에서 특검팀과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의 공조 수사로 붙잡혔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씨는 도주 기간 동안 친형이 마련한 농막에 은신하며 특검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그러다 식음료를 구하기 위해 휴게소를 찾았다가 휴대전화 위치 추적으로 동선을 파악한 수사팀에 체포됐다.
체포 직후 이씨는 서울 광화문 특검 사무실로 압송돼 약 2시간 40분간 신원 확인과 기초 조사를 받았다. 이후 서울구치소에 유치됐다가 21일 오전 다시 조사실로 이송돼 12시간 가까이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이씨가 2009년 12월부터 2010년 10월까지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1차 작전의 핵심 인물이자, 김건희 여사의 증권사 계좌를 직접 관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2차 작전 관여 여부도 의심하고 있다.
이씨는 김 여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도 지목됐다. 특검은 지난 7월 전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해 김 여사가 과거 사용했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했고, 여기서 김 여사와 이씨가 주고받은 다수의 메시지를 찾아냈다.
지난 7일 열린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공판에서는 두 사람이 2012년 10월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가 법정에 공개됐다.
메시지에서 이씨는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못 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뭐가 돼. 김○○이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고 답했다.
특검 출범 이전 검찰은 이씨를 불기소 처분했으나, 특검팀은 그가 차명 계좌를 활용해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재수사에 착수했다.
한편 특검팀은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 관련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구속기소된 구세현 전 웰바이오텍 대표의 공소장에는 양남희 회장 등 5명이 공모해 302억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적시됐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