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지역 택시회사가 기사들의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30분으로 줄인 임금협정은 최저임금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시간 변화 없이 서류상 근로시간만 줄여 최저임금 부담을 낮추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은 기사 1명의 상고는 기각돼 패소가 확정됐다.
해당 회사는 최저임금법 적용을 받는 일반택시운송사업 회사로, 2008년부터 기사들과 임금협정을 맺으며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여러 차례 변경했다.
2008년에는 하루 4시간이었던 소정근로시간을 2014년 3시간30분으로 줄였다.
2016년 다시 4시간으로 늘렸다가 2017년과 2019년에는 다시 3시간30분으로 단축했다.
택시기사의 소정근로시간이 줄어들면 회사가 지급해야 하는 최저임금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개정된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초과운송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법정 최저임금을 맞추려면 회사가 고정급을 지급해야 하지만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면 그만큼 최저임금 지급 부담도 낮아진다.
1·2심은 회사가 최저임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사들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히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30분으로 정한 2014년과 2017년, 2019년 임금협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3시간30분은 택시운전 근로자의 통상적인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시간"이라며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뿐 아니라 운행 준비와 대기시간까지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택시요금 인상 등으로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줄었더라도 하루 3시간30분은 기사들이 하루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며 실제 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다만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했던 임금협정까지 모두 무효라고 보지는 않았다.
대법원은 3시간30분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줄인 합의를 중심으로 최저임금법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다시 판단하도록 사건을 돌려보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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