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희철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만리장성’ 중국을 다시 한번 무너뜨리며 역사적인 2연승을 완성했다.
한국은 1일 강원 원주 DB프로미아레나에서 열린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B조 2차전에서 중국을 90-76으로 제압했다. 지난달 28일 베이징 원정에서 80-76 승리에 이은 연승이다.

이날 경기의 주역은 이정현과 이현중이었다. 중국이 1차전에서 33점을 폭발시킨 이현중을 집중 견제하자, 이번엔 이정현이 불을 뿜었다.
이정현은 3점슛 7개 중 6개를 성공시키며 팀 최다 24득점을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 81.8%의 놀라운 효율성을 보이며 전반에만 16점을 쏟아부었다. 이현중 역시 20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3스틸로 에이스다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3쿼터에만 11점을 올리며 중국의 추격을 원천 봉쇄했다.
하윤기도 17득점으로 골밑을 든든히 지켰고, 이원석이 10득점을 보태며 내외곽 균형잡힌 공격을 완성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완벽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이정현의 연속 3점포와 이현중의 골밑 득점으로 치고 나간 한국은 1쿼터를 28-13으로 마감하며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
2쿼터에서도 맹공은 이어졌다. 이정현의 연속 3점슛에 이우석과 변준형의 외곽포까지 터지며 한국은 전반을 52-29, 23점 차 리드로 끝냈다. 한국의 3점슛 성공률은 70%에 달한 반면, 중국은 12개를 던져 단 1개만 성공하는 난조를 보였다.
경기력에서 밀린 중국은 점차 거친 플레이를 시도했다. 3쿼터 청스이펑이 이원석에게 과격한 파울을 범했고, 4쿼터에는 저우치가 속공 과정에서 안영준의 얼굴을 가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동요하지 않았다. 이현중은 경기 후 “중국이 더 거칠고 더럽게 나올 거라 예상했었다. 오히려 더 즐거웠다”며 여유를 보였다.
이현중은 1·2차전 합계 53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았다.
“제가 잘했다고 하시는데 절대 나 혼자 이뤄낸 승리가 아니었다. 팀원들에게 먼저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전희철 임시 감독은 “수비에서 선수들이 잘 맞춰줬고, 공격에서는 선수들의 장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연구했다”며 “선수들이 풀코트 프레스를 영리하게 풀어주고 유연하게 대처해 큰 위기 없이 경기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2승 무패로 B조 선두에 올라서며 2라운드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내년 2월 26일 대만, 3월 1일 일본과의 원정 경기가 이어진다. 2019년 이후 8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한국 농구의 도전이 순항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