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나도 추웠던 97년 IMF 혹한 속에서도, 청춘들이 웃고 울던 그 시절이 tvN ‘태풍상사’를 통해 다시 살아 숨쉰다.
tvN 토일드라마 ‘태풍상사’에는 1997년의 사람들과, 삶, 그리고 온기가 모두 담겼다. IMF 시절을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과 정서를 깊이 있게 포착하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는 것. 그 시절에만 볼 수 있는 물건과 풍습, 풍경이 한 장면 한 장면에 스며들며 잊혔던 정서와 시대의 온도를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방영 2주차만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TV(비영어권) 부문 주간 순위 5위로 진입하며 글로벌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았다. (넷플릭스 투둠, 10월 13일~10월 19일 기준)
김민하는 ‘오미선’의 시그니처로 아가일 니트를 택했다. 깔끔하면서도 따뜻한 색감으로 ‘일과 가족밖에 모르는 현실 갓생’을 완성했다. 화려한 화장 대신 수수한 얼굴에 단정한 헤어스타일은 자신을 꾸미는 것보다 성실하게 해야 할 일을 택한 미선의 일상을 표현한다. 김민하는 “미선이는 자신을 꾸미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일과 가족 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화장기 없는 얼굴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으면 했다”고 전했다.
이들의 노력은 ‘태풍상사’ 전반의 공기와 맞닿아 있다. 고마진(이창훈) 과장의 그 시절 넥타이, 차선택(김재화) 차장의 갈매기 눈썹과 입술 산을 딴 립 메이크업, 구명관(김송일) 이사의 잠자리 안경과 팔토시, 배송중(이상진) 대리의 ‘별은 내 가슴에’ 강민 헤어 등 90년대 거리를 활보하던 사람들과 을지로 직장인들의 모습이 그대로 복원됐다. 뿐만 아니라, 그 시절 연애 프로그램 속 출연자 등이 구사하는 서울 사투리는 언어의 질감까지 완벽히 구사하며 세대 공감을 자극했다. 장현 작가는 “태풍상사의 사무실 고증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인물들의 성격에 따라 소품도 조금씩 달라서 그런 부분을 함께 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태풍상사’는 시대를 단순히 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90년대의 생활 방식과 정서를 세밀하게 재현했다. 돌돌이 대신 옷 먼지를 뗐던 테이프, 겨울 아궁이의 연탄, 네비게이션이 아닌 종이 지도 운전, 90s K-방향제인 모과 바구니, 아버지의 마음이 담긴 통장 편지, 병문안에 미선이 들고 간 알루미늄 도시락 등, 그 시절 사람들의 ‘삶의 결’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알까기, 뜨개질로 여가 시간을 보내고, 집집마다 있었던 그 시절 시계가 반가움을 자아내고,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고 외국을 알게 됐으며, 생일엔 추억의 옛날 생크림 케이크가 식탁 위에 올라온 장면 등 역시 공감이 됐다.
시청자들도 놀란 디테일은 부산 에피소드에서 나왔다. 태풍이 발굴한 슈박 안전화의 밑창에는 “최고의 품질을”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는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70~90년대 ‘신발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해당 산업의 중심지였던 부산의 역사와 장인 정신을 담은 상징으로 ‘최고의 디테일’로 꼽혔다. 이런 생생한 생활사 복원 덕분에 시청자들은 “드라마 속 장면 하나하나가 타임캡슐 같다”는 반응을 보내고 있다.
제작진은 “이번 주에도 태풍상사에는 97년의 사람들과 삶, 온기가 함께 한다”라며 “또 어떤 추억의 아이템과 생활 풍습으로 여러분들을 타임머신에 태우게 될지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태풍상사’는 매주 토, 일 밤 9시 10분 tvN에서 방송된다.
이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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