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감한 형사들4’에서 범인들의 추악한 범행과 그들을 끝까지 쫓은 형사들의 집념을 보여줬다.
이날 소개된 첫 번째 사건은 연휴 직후 “사장님이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다”는 다급한 신고로 시작됐다. 신고자는 회사 관리팀 직원으로 청소하러 사장실에 들어갔다가 쓰러져 있는 사장을 발견했다. 피해자는 천장을 향해 누워 있었고 혈흔이 넓게 퍼져 있었다. 둔기에 의한 공격으로 이마가 함몰됐고, 양쪽 귀 뒤쪽에도 찢어진 상처가 다수 있었다.
피해자는 50대로, 20년 넘게 회사를 운영하며 직원 100명 규모로 성장시킨 성실한 사장이었다. 연휴 마지막 날 출근했는데 건물 내부 CCTV에는 다른 인물의 출입이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수사팀은 외부 CCTV에서 새벽녘 비 오는 날씨 속 우산으로 얼굴을 가린 채 건물로 들어가는 남성을 확인했다. 그는 사각지대인 공장 쪽문으로 들어간 뒤 범행 후 회사 맞은편 산으로 도주했다.
범인은 밧줄, 장갑, 테이프, 회칼 등 온갖 범행도구를 버리고 갔다. 특히 배낭 안에서 법인 차량 스마트키가 나오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탔다. 차량 소유자는 피해자 회사의 하청업체 대표 최 씨(가명)로, 충격적이게도 그는 피해자의 장례식장에서 울며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20년 넘게 알고 지낸 사이로, 조사 결과 피해자는 계열사 공장에서 일하던 최 씨를 눈여겨보고 8억 원을 투자해 회사를 차려줬다. 최 씨는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하고 막 대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정산 문제를 비롯해 피해자가 법인으로 전환하며 회사에 빚이 생겼고 그 때문에 자신의 아파트가 압류됐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최 씨는 징역 25년형을 선고받았다. 유가족에게 회사 소유권을 넘기고 일부 피해 보상을 했던 것이 반영됐다.
지문 조회 결과 신원이 확인되지 않자 미성년자일 가능성이 제기됐고, 신고 다음 날 뉴스를 본 뒤 한 여성이 경찰에 연락했다. DNA 대조 끝에 피해자는 가출 중이던 고등학생 2학년, 16살 여고생으로 확인됐다. 재혼 가정에서 성장하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던 피해자는 공원 인근 지하 원룸에서 동갑내기 여학생과 그의 18세 남자친구, 16세 남학생과 함께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 직전 피해자는 동갑 여학생과 남학생과 함께 빨래방에 있었고, 여학생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피해자와 남학생이 사라졌다. 여학생에 따르면 남학생은 시신이 발견된 공원 화장실 앞에서 가슴을 외벽에 붙인 자세로 혼잣말을 하며 횡설수설했다. 알고 보니 그는 전과 5범으로, 두 차례 소년원에 수감된 전력이 있었다.
수사팀은 기지국 추적을 통해 남학생의 위치를 파악했다. “죽였다는 증거가 있으면 가져와 보라”며 대들었던 그는, 현장에서 발견된 담배꽁초에서 DNA가 검출되자 결국 범행을 자백했다. 그는 피해자가 자신을 무시하는 말을 했고, 머리채를 잡아서 밀었고 쓰러진 피해자의 목을 졸랐다고 진술했다. 속옷이 찢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몸싸움 중 바지를 잡아당겨 그렇게 됐다”고 황당한 주장을 했다.
재판 과정에서 돌연 무죄를 주장했지만, 부모와 변호인에게는 범행을 인정한 진술 기록이 확인됐고, “범행 과정을 얘기했다”는 같은 방 수감자의 증언 또한 증거가 됐다. 법원은 그가 미성년자이고 성장 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장기 10년, 단기 5년형을 선고했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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