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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터지는 실험실’ 하영표 라면 레시피 공개

정윤지 기자
2025-11-09 16: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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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입 터지는 실험실’ (제공: ENA)

ENA ‘입 터지는 실험실’이 이번엔 ‘면 요리’를 실험대에 올렸다. 면치기가 맛있는 이유, 불맛의 비밀, 쫄깃함을 결정하는 단백질 구조 등 면의 과학이 입과 머리를 동시에 채운 가운데, ‘라면 러버’ 하영의 특급 레시피까지 공개돼 풀코스 과학 먹방 토크쇼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 8일 방송된 ENA 파일럿 예능 ‘입 터지는 실험실’ 3회에서는 ‘면 요리’를 주제로 물리학자와 수학자, 그리고 입크루들이 각자의 전공과 미식 감각을 총동원해 흥미진진한 토론을 벌였다. 

그 출발은 궤도의 ‘면치기’ 사랑. 면치기가 더 맛있게 느껴지는 이유를 물리학자 김상욱이 분석했다. 

실제로 미각세포는 혀뿐 아니라 목천장과 목젖에도 퍼져 있어 입안 전체에서 맛을 감지한다며, 입을 가득 채워 먹을수록 더 많은 미각세포가 동시에 자극돼 맛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 면치기의 쾌감에도 과학적 근거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시작부터 감탄을 자아낸 순간이었다.

새롭게 합류한 수학자 최수영의 하드캐리는 맛의 과학적 지평을 넓혔다. 카이스트 먹기 대회 준결승 진출자라는 독특한 이력과 함께 먹기에 진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의 전공은 바로 위상 수학. 

본질을 주목하는 위상수학적으로 보면 “궤도와 정해인이 다를 바 없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과거를 비롯해, 함수의 개념을 설명하는 샌드위치 정리와 공평한 45도의 수학을 나타내는 피자 정리 등 친숙한 음식 이름에 붙여진 공식을 이야기하며, 수학자에 대한 지루한 편견을 타파했다. 

연속적인 변화 속에서만 성질이 유지된다는 원리를 음식에 빗대어, “수학자는 라면을 부숴 먹지 않는다”는 맛공식도 흥미를 돋웠다.

점·선·면으로 이뤄진 차원의 수학으로 같은 재료라도 차원을 바꾸면 전혀 다른 음식이 재창조된다는 면의 분석도 재미있는 토크를 이끌었다. 0차원 점 형태의 밀을 1차원으로 늘이면 면이 되고, 넓게 펴면 2차원, 둥글리면 3차원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특히 파스타를 좋아한다는 최수영은 푸실리를 주목했다. 

곡률과 비틀림률이 일정해야 만들어지는 나선형의 푸실리면이 수학자에게 아주 흥미로운 구조라는 것. 유명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도 풀지 못한 궁금증이었다는 ‘스파게티 브로큰 프라블럼(Spaghetti Broken Problem)’도 끌어왔다. 

입크루들이 함께 직접 그 반동효과를 실험한 결과, 실제로 스파게티가 세 조각 이상으로 부러지는 현상이 재현되며 재미가 배가됐다. 

그는 불맛에 관한 논문도 언급했는데, 300도까지 달아오르는 웍의 움직임과 열변화를 수학적으로 모델링할 수 있다는 것. 웍을 빠르게 흔드는 동작이 이상적인 공중 궤적을 만들어 불맛과 질감을 최적화한다는 불맛의 비밀이 밝혀진 순간이었다.

김상욱은 해석이 불가능한 물리학적 기호를 등판시켜, 김풍의 거센 저항(?)을 받았다. 그러나 이 맛공식이 이내 곧 “밀당을 잘해야 면요리도 맛있다”를 설명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밀가루가 면으로 변화하는 과정 속에 수분 흡수, 글루텐 형성, 탄력 조절 등 복잡한 물리·화학적 변화 숨어 있는데, 이를 ‘밀당’이라고 표현한 것. 감성 물리학자다운 낭만적 맛공식이었다. 

특히 “면을 정말 좋아해 관련 책을 쓸까도 생각했다”고 고백한 그는 면이 어떤 양념과도 잘 어울리는 흡수성을 1차원 구조의 특징으로, 수타면이 더 맛있는 이유를 면의 굵기가 일정하지 불규칙성의 식감으로, 쫄깃한 면발의 비밀은 10% 단백질이 만들어내는 글루텐의 밀당으로, 끝도 없는 물리학적 분석을 더해 과학 먹방 토크쇼를 다채롭게 채웠다.

마지막 주제는 바로 힘든 하루의 피로를 5분만에 보상해주는 한국인의 소울푸드이자, 전세계적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K-라면의 비밀. 

꼬불꼬불하게 튀긴 형태로 인해 그 사이에 생긴 틈이 면을 달라붙지 않게 하고, 물에 닿는 면적이 넓어 균일하게 가열이 가능하며 국물도 골고루 스며들 수 있게 한다는 ‘면의 최강자’라 불릴 만한 분석이 이어졌다. 

다양한 쿡방을 통해 연예계 ‘라면 러버’로 유명세를 탄 하영의 특급 레시피는 이날의 하이라이트였다. 

하와이 음식 ‘로코모코’에서 착안, 그레이비 소스 더한 짜장 라면이 그것. 입크루 모두 고급스러운 맛에 탄성을 터뜨렸고, 김풍은 급기야 그레이비 소스를 더 뿌려 폭풍 먹방을 선보였다. 

평범한 라면 한 그릇에 숨겨진 무한한 변주의 가능성, 그리고 과학적 호기심이 만들어낸 입 터지는 실험의 결실이었다.

한편 ‘입 터지는 실험실’ 마지막 이야기는 22일 토요일 밤 9시 30분 ENA에서 방송된다.

정윤지 기자 yj0240@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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