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이상민 대상·김원훈 신인상…2025 SBS 연예대상의 긴 밤

서정민 기자
2025-12-31 07:16:35
기사 이미지
이상민 대상·김원훈 신인상…2025 SBS 연예대상의 긴 밤

30일 서울 마포구 SBS 프리즘타워에서 열린 ‘2025 SBS 연예대상’에서 가장 큰 화제의 주인공은 단연 이상민이었다. 전현무, 유재석, 서장훈, 지석진, 탁재훈, 신동엽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대상을 받은 그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한참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정말 생각도 못 했다”며 당황한 이상민은 신동엽, 지석진 등 동료들의 뜨거운 포옹을 받으며 무대에 올랐다. MC 차태현은 “긴 시간 동안 ‘미운 우리 새끼’와 ‘돌싱포맨’을 오가며 자신의 인생을 가감없이 보여준 용기와 진정성으로 시청자들에게 가장 큰 공감과 솔직한 웃음을 선물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울컥한 이상민은 ‘미운 우리 새끼’ 첫 녹화 당시를 떠올렸다. “힘들게 아등바등 사는 내 모습이 많은 분들께 사랑받을 거란 생각을 못했고, 평생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던 그 많은 빚을 방송을 하면서 열심히 살면서 갚게 될 줄도 몰랐다”고 고백했다. 실제로 이상민은 69억 원의 빚을 지난해 모두 갚은 바 있다.

이어 “‘미운 우리 새끼’에 담겨 있는 저의 아카이브는 제2의 삶이 다 들어 있다. 제가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줬고, 사랑하는 우리 엄마가 떠나셨고, 마침내 그 힘들었던 순간을 다 마무리했고, 올해는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도 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특히 이상민은 올해 4월 재혼한 비연예인 아내를 향해 “결혼하고 나서 아무것도 옆에서 해준 게 없다. 결혼식도 하지 않았고 신혼여행도 가지 못했다. 그런 저를 옆에서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제 생애 최고의 선물인 제 아내가 아마 받아야 할 상이 아닌가 싶다”며 아내 사랑을 드러낸 뒤 큰절로 수상소감을 마무리했다.
기사 이미지
이상민 대상·김원훈 신인상…2025 SBS 연예대상의 긴 밤

선배 신동엽의 든든한 응원 속에 김원훈이 오랜 무관의 설움을 씻고 마침내 신인상의 영광을 안았다.

앞서 신동엽은 올해 백상예술대상에서 김원훈의 표정 관리 논란을 언급하며 “생방송인데 원훈이가 살짝 욕하더라”고 농담을 던져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저를 축하하지 말고 원훈이를 용서해 달라”며 재치 있게 상황을 수습했다. 김원훈은 “형님이 수상해서 그런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그랬다”며 머쓱하게 해명했다.

이날 ‘마이턴’ 출연진들이 신인상 남녀 부문을 나란히 석권한 가운데, 남자 신인상을 받은 김원훈은 “정말 생각도 못 했다. 너무 놀랐다”며 “상복이 없어서 올해는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정말 받고 싶었다”고 솔직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도 못 받으면 깽판을 치려 했는데,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라며 특유의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그는 “코미디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많았다”며 “이 상은 잘해서 받았다기보다, 잘 버텨줘서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또한 “아버지가 요즘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하셨는데, 노후는 제가 책임지겠다고 말씀드렸다. 아직은 섣부르다고 하셨지만 더 열심히 하겠다”며 가족을 향한 마음도 전했다. 끝으로 “과분한 상의 보답은 웃음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아내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모두가 바랐지만, 또 한 번 닿지 못했다. ‘런닝맨’ 멤버들의 한목소리 응원에도 불구하고 지석진의 대상은 다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최근 방송된 ‘런닝맨’에서 “2025년 연예대상 후보에 오를 것 같냐”는 질문에 지석진은 “나는 대상 욕심내는 사람 아니다. 연연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가 곧 “주면 받는다”고 말을 바꿔 웃음을 자아낸 바 있다.
기사 이미지
이상민 대상·김원훈 신인상…2025 SBS 연예대상의 긴 밤

시상식 현장에서 최고 인기 프로그램상으로 ‘런닝맨’이 호명되자, 지석진은 “이 자리에 오니 괜히 긴장된다. 별일 없을 것 같은데 김칫국을 마시고 있다”며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런닝맨에서 상을 너무 많이 받아서 이러면 대상은 없겠다”고 말했다.

유재석은 “대상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석삼이 형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응원했다. 하지만 지석진은 “이상하게 느낌이라는 게 있다. 안 받으면 너무 흉해진다”면서도 “그래도 상관없다. 편안하게 지켜보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결국 대상은 이상민에게 돌아갔고, 지석진은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포옹으로 축하를 전했다. 이상민 역시 수상 소감에서 “서장훈, 지석진 형님과 셋이 함께 받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기사 이미지
이상민 대상·김원훈 신인상…2025 SBS 연예대상의 긴 밤 (사진=SBS)

대상은 이상민이었지만, 시상식의 흐름을 쥔 건 이수지였다. 무속인 분장으로 등장한 이수지는 대상 후보들의 사주를 풀이하며 사실상 시상식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현무에게는 “지붕 아래 산송장, 눈알은 동태 눈깔”이라며 독설을 날렸고, 서장훈에게는 “3년 안에 재혼 운이 있다”고 말해 술렁이게 했다. 유재석에게는 “천상계에서 스카우트가 들어오는 사주”라며 극찬했고, 지석진에게는 “열심히 사는데 한 끗이 부족하다”며 가차 없는 평가를 내렸다.

MC 전현무와 차태현은 중간중간 “이 정도면 이수지에게 대상을 줘야 한다”, “오늘은 이수지 쇼였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이수지는 신인상 1관에 그쳤지만, 대상 후보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냈다.

송지효가 최근 ‘런닝맨’을 통해 “마지막 남자친구와 8년 정도 만났다”고 밝힌 데 이어, 레드카펫에서도 변함없는 태도로 시선을 모았다.

이날 송지효는 시스루와 슬릿 디테일이 더해진 누드 톤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수치나 노출보다도 눈길을 끈 건 과하지 않은 연출과 담담한 표정이었다. 드레스는 실루엣 중심의 디자인이었고, 헤어와 메이크업 역시 절제된 분위기로 균형을 맞췄다.

연애 고백과 레드카펫 장면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드러난 건, 그의 일관된 거리감이었다. 필요한 만큼만 드러내고, 나머지는 스스로의 몫으로 남겨두는 방식이었다.

‘비서진’으로 쇼버라이어티 최우수상을 받은 이서진은 “너무 길어서 슬슬 지치고 지루해 욕이 나올 뻔했는데 상을 줬다”며 솔직한 반응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오프닝 무대에 대해서도 “흉하다. 재미는 있었다”고 망설임 없이 평가해 현장을 폭소케 했다.

공로상을 받은 이경규는 “공로상을 타려면 40년 이상 별 탈 없이 활동해야 하고, 한 번 정도는 대상을 받아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인성”이라며 상의 의미를 짚은 뒤 “내년엔 별다른 인물이 없을 것 같으니 올해로 공로상을 폐지하도록 하겠다”며 유쾌하게 소감을 마무리했다.

오후 8시 50분에 시작된 시상식은 무려 4시간 30분 가량 진행되며 지루함을 야기했다. ESG상, AI가 뽑은 SBS의 얼굴상, 신스틸러상, 올해의 도전상, 올해의 핫클립상 등 독특한 상들이 대거 신설되면서 ‘상 쪼개기’ 논란이 일었다.

탁재훈은 신스틸러상을 받으며 “이런 상이 싫은 건 아니고 이상한 느낌이 든다. 더 큰 상을 기대했는데”라며 다소 실망스러운 속내를 내비쳤고, 허경환도 “아쉽게도 큰 상은 날아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방송 3사 연예대상 트로피 중 ‘SBS 연예대상’ 트로피만 없다고 밝힌 차태현 역시 올해의 핫클립상을 받으며 “이걸로 퉁이냐”며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트로피면 좋다. 이거 하나로 족하다”고 덧붙여 웃음을 더했다.

한편 이날 ‘런닝맨’이 최고 인기 프로그램상을 받았고, ‘골때리는 그녀들’의 김진경은 최우수상 수상 소감에서 임신 사실을 깜짝 발표해 축하를 받았다.​​​​​​​​​​​​​​​​

서정민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