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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홍천 한우 숯불구이·한우 육회·막국수

이다겸 기자
2026-02-05 18: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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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홍천 한우 숯불구이·한우 육회·막국수

강원도 홍천의 혹독한 겨울 속에서 피어난 삶의 이야기를 '한국인의 밥상'이 전한다. 겨릿소와 한우, 뜨거운 숯가마, 그리고 이웃과 나누는 소짝 문화를 통해 추위를 이겨내는 사람들의 밥상과 온기를 만난다.

겨울이 가장 먼저 당도하고 늦게 떠나는 땅, 강원특별자치도 홍천. 눈 덮인 설산과 얼어붙은 강은 절경을 자랑하지만, 주민들에게 겨울은 견뎌야 할 시련이다. 그러나 매서운 추위는 귀한 먹거리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다. 사람과 소가 땅을 갈고, 이웃이 모여 음식을 나누며, 숯가마의 불꽃은 마지막 순간까지 온기를 전한다. 추위와 맞서며 더욱 단단해진 홍천의 겨울 밥상을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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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 겨릿소의 강인함을 닮은 홍천 한우! 사람도 소도 뜨겁게 겨울을 살다

강원도 내륙 깊숙한 산촌 홍천은 험준한 지형 탓에 독특한 농경 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돌이 많고 경사진 밭을 갈기 위해 소 두 마리가 짝을 이루는 ‘겨릿소’가 대표적이다. 겨릿소 보존회 조성근 회장과 회원들은 겨울이면 멍에와 쟁기를 손질하고, 다가올 봄을 위해 소들을 훈련시킨다. 안소와 마라소가 발을 맞추는 과정에는 농부들의 땀방울이 배어 있다. '한국인의 밥상'은 사라져가는 겨릿소 문화와 이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을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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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겨릿소의 전통은 한우 사육으로 이어진다. 과거 길손들이 쉬어가던 사랑말 마을은 현재 한우 농가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주민들은 한우를 단순한 가축이 아닌 살림의 근간으로 여긴다. 사랑말 마을 한우의 품질은 먹이에서 비롯된다. 알곡과 건초를 섞어 발효시킨 사료는 소에게 보약과도 같다. 정성으로 키운 소는 최상위 등급으로 보답한다. 신중선 이장과 안은순 씨 부부는 겨울이면 이웃을 불러 넉넉한 밥상을 차린다. 우족을 고아 만든 우족탕, 한우 만두, 간장 양념의 산적, 육회까지 홍천 한우의 진미가 상 위에 오른다. 최근에는 살짝 구운 고기를 밥에 올린 한우 초밥까지 등장하며 미각을 돋운다. 사랑말 마을 밥상에는 고단한 겨울을 함께 버텨온 주민들의 연대가 스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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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 40년 숯쟁이 부부의 뜨거운 겨울 이야기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화촌면

사방이 산인 홍천 주민들에게 산은 삶의 터전이다. 박형수 씨와 나포임 씨 부부는 수십 년간 숯가마를 지키며 겨울을 나고 있다. 가마 틈으로 푸른 연기가 피어오르면 숯을 꺼낼 시간이다. 참나무가 1,000도가 넘는 고열을 일주일 넘게 견뎌야 비로소 숯이 탄생한다. 불꽃이 잦아들고 숯을 꺼내는 고된 작업 뒤에는 숯가마만의 만찬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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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삽 위에 조기와 갈치를 올려 가마 입구에 넣으면 순식간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생선구이가 완성된다. 참숯에 굽는 홍천 한우 역시 일품이다. 숯 향이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육즙을 가둬 풍미를 살린다. '한국인의 밥상' 카메라는 불과 동고동락해 온 40년 세월이 만들어낸 뜨거운 밥상을 포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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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 산중 오지마을의 겨울나기 – 강원특별자치도 홍천군 영귀미면

홍천 신봉리에는 ‘소짝’이라는 독특한 풍습이 있다. 소를 가진 집과 없는 집이 짝을 이뤄 농사를 짓는 방식이다. 겨릿소 보존회원이자 소짝집 주인인 이우열 씨와 이명자 씨 부부는 사람들이 모이는 날이면 어김없이 국수틀을 꺼낸다. 메밀 반죽을 눌러 뽑은 면에 시원한 동치미 국물을 부은 막국수는 겨울철 별미다. 이날은 소들도 특식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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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콩깍지, 볏짚, 무청 시래기를 넣고 끓인 소죽은 소를 가족처럼 아끼는 마음을 보여준다. '한국인의 밥상'을 통해 서로를 의지하며 겨울을 나는 홍천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KBS1 '한국인의 밥상' 739회 방송 시간은 목요일 저녁 7시 4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