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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60조원 오지급, 대리급 직원 단독 실행…“과거 2번 더 발생했다”

서정민 기자
2026-02-11 21: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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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60조원 오지급, 대리급 직원 단독 실행…“과거 2번 더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 최대 60조원 규모의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빗썸이 과거에도 두 차례나 가상자산을 잘못 지급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반복된 사고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한 금융당국을 향한 ‘감독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해 “자체 조사 결과 과거 두 번의 오지급 사례가 있었고 회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과거 오지급 건의 규모 등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회수는 마무리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 6일 저녁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 고객 249명에게 62만원을 지급해야 했으나, 62만 개의 비트코인(약 60조원 규모)을 잘못 지급하면서 발생했다. 오지급된 비트코인 개수는 빗썸이 자체 보유한 175개(작년 9월 말 기준)의 3500배가 넘으며, 고객들이 빗썸에 맡겨둔 4만2619개의 비트코인보다도 15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벤트 집행 과정에서 마케팅 담당 대리급 직원 1명이 상부 결재 없이 단독으로 보상을 지급했다는 점이다. 빗썸이 국회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해당 이벤트는 설계 단계에서 담당자부터 사업그룹 사장까지 7단계 결재를 거쳤지만, 정작 지급 실행은 실무자 혼자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빗썸을 3차례 점검했으며, 금융감독원도 수시 검사 2회, 점검 1회 등을 실시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의 주된 원인인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다.

강 의원은 “금융당국의 안일한 관리, 감독과 규제 부재 등의 한계와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준 사태”라고 지적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외형 성장에 걸맞은 감독과 제도가 미흡했던 점을 인정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실제 보유잔고와 장부상 잔고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안전성이 확보될 수 있다”며 내부통제 기준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업비트가 5분 간격으로 점검하지만, 5분도 사실 굉장히 긴 것”이라며 “이 부분을 2단계 입법에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빗썸에 따르면 오지급된 62만 BTC 가운데 61만8212 BTC(99.7%)가 회수됐다. 이미 매도된 1788 BTC 상당의 자산(원화 및 가상자산)도 93%를 회수했으며, 잔여분 회수도 진행 중이다.

빗썸은 재발 방지책으로 ▲이벤트·정책성 지급 시 고객·회사 자산 검증 절차 강화 ▲리워드 지급·자산 이동 과정의 2단계 이상 결재 의무화 ▲이상거래 탐지·자동 차단 체계 고도화 등을 제시했다.

고객 보호 차원에서는 ▲사고 시간대 저가 매도 고객 대상 매도 차액 전액+10%를 더한 ‘110% 보상’ ▲사고 시간대 접속 고객 2만원 지급 ▲7일간 거래 수수료 0% 전환 ▲1000억원 규모 ‘고객 보호 펀드’ 상설화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업비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4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FIU) 등으로 구성된 긴급대응반은 각 거래소의 보유자산 검증 체계와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할 방침이다.

여야 의원들은 빗썸의 허술한 내부시스템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위험관리체계 규제를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받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촉구했다.

이재원 빗썸 대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최우선 가치인 ‘안정성과 정합성’을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금융서비스사업자에 준하는 규제와 감독, 내부통제 등의 요건들을 충실히 갖출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