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와 재계, 연예계가 교차하는 거대한 권력의 세계를 그린 ENA 월화 드라마 ‘클라이맥스’가 첫 방송을 앞두고 이지원 감독의 서면 인터뷰를 공개했다.
Q, 영화 ‘미쓰백’ 이후 오랜만의 컴백이다. 작품 소개와 소감 부탁드린다.
‘미쓰백’ 이후 영화 ‘비광’도 준비했지만 ‘클라이맥스’로 먼저 인사를 드리게 됐다. 첫 드라마라 기대와 걱정이 함께 있지만 영화 작업과 같은 마음으로 한 장면, 한 장면 공들여 만들었다. 실망시키지 않을 작품으로 완성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다.
Q. 이번 작품에서 연출과 극본을 모두 맡았다. 함께 하게 된 이유와 영화 연출과 드라마 연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아직 다른 사람이 쓴 대본을 연출할 만큼 감독으로서 내공이 충분하지 않다고 느낀 부분도 있었고, 마침 드라마 형식으로 풀어보고 싶었던 이야기가 있어 직접 집필하게 됐다. 영화보다 긴 호흡으로 이야기를 써나가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지만 차근차근 서사를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연출 방식에 있어 영화와 드라마를 크게 구분해 생각하지는 않았다. 촬영, 조명, 미술, 의상 등 주요 스태프도 전작을 함께했던 팀과 다시 호흡을 맞췄고 충분한 프리프로덕션 시간을 거쳐 영화와 같은 집중도로 작업했다. 다만 드라마 촬영은 영화에 비해 더 빠른 순발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이미 호흡을 맞춰온 스태프들과 함께했기 때문에 빠르게 완성해 나갈 수 있었다.
제작사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유의 결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단단하게 뒷받침해 주었다. 감독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존중하면서도 안정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어 주었고, 덕분에 파워풀한 여성 캐릭터와 묵직한 이야기가 함께 살아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10부작 드라마를 작업하며 매회 영화 같은 긴장감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쓴 연출 포인트는 무엇인지?
영화감독이다 보니 드라마 문법을 따로 배운 적이 없다. 그래서 오히려 영화를 만들듯 대본을 쓰고 연출했다. 나는 보통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작품 제목을 먼저 정해두고 시작하는 편이다. ‘클라이맥스’라는 제목을 정한 순간부터 매 화가 하나의 절정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각 회차마다 기승전결이 분명한 구조를 만들고 이야기의 긴장감이 매회 정점으로 향하도록 설계하려 했다.
Q. 전작과 비교했을 때 ‘클라이맥스’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Q, 주지훈, 하지원, 나나, 차주영, 오정세라는 강력하고 독보적인 캐스팅 라인업을 구축했다. 각 인물의 캐스팅 하게 된 이유와 현장에서 발견한 배우들의 새로운 얼굴이 궁금하다.
- 방태섭(주지훈)
욕망을 향해 질주하는 인물을 떠올리며 주지훈 배우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짝눈과 날카로운 콧대를 가진 얼굴이 맹수 같기도 하고 독사 같기도 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배우 역시 시나리오를 읽고 지금 자신의 나이에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와 캐릭터라고 말해 주었고 그렇게 함께하게 됐다. 프리프로덕션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작업했다.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면서 날카로운 이미지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유약함을 발견했는데 그것이 태섭 캐릭터의 중요한 얼굴이라고 생각했다.
-추상아(하지원)
‘비광’을 함께 작업하며 하지원 배우가 매우 프로페셔널한 배우라고 느꼈고 다시 한번 긴 호흡의 작업을 함께 하고 싶었다. 또 ‘발리에서 생긴 일’, ‘다모’에서 보여줬던 날 선 이미지를 시청자들도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고 생각했다. 이미 전작을 함께 했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감정의 극한까지 몰아가는 어려운 장면에서도 서로 의지하며 작업할 수 있었다. ‘클라이맥스’에서 보여줄 상아의 다양한 얼굴이 배우에게도 관객에게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황정원(나나)
평소 나나 배우의 연기를 보며 동물적인 감각을 가진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꼭 한번 작업해 보고 싶었다. 정원은 등장인물 중 가장 많은 비밀을 가진 캐릭터이고 극이 진행될수록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다양한 마스크와 감정 이해도를 가진 배우가 필요했는데 나나 배우는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작품을 깊이 이해하고 놀라운 얼굴을 보여주며 캐릭터를 완성했다.
-이양미(차주영)
이양미는 시나리오 단계에서 주지훈을 포함한 여러 배우들이 탐낼 정도로 매력적인 역할이었다. 강력한 안타고니스트이면서도 인간적인 면모와 코믹한 면모를 동시에 지닌 캐릭터로, 자칫하면 균형을 잃기 쉬운 역할이기도 했다. 차주영 배우는 자신만의 우아하면서도 발칙한 매력으로 이양미라는 인물을 매우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해 냈다. 현장에서 가끔 즉흥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디렉션으로 던질 때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능청스러운 연기로 받아내며 현장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차주영 배우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이양미의 얼굴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 권종욱(오정세)
‘클라이맥스’의 세계는 정글과도 같은 공간이다. 모두가 서로의 등을 노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세계다. 그 안에서 권종욱은 어쩌면 가장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그 역시 칼자루를 숨기고 있지만 밉지 않은 얼굴을 가진 삐에로 같은 인물이다.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며 ‘역시 오정세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오정세 배우가 아니었다면 완성하기 어려웠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Q. 배우 연기 디렉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
대본을 직접 쓴 만큼 배우들이 연기를 하다가 막히는 대사나 감정 전달이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현장에서 대사를 즉흥적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리딩 과정에서 배우들과 함께 대사를 조율하고 동선을 만들어 갔다. 카메라는 배우의 동선을 따라 움직이도록 연출했고 배우들이 자유롭게 감정을 발산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었다. 감정의 끝을 다루는 작품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라이브한 감정’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정재계와 연예계 이야기를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재계와 연예계가 얽힌 실제 사건들을 조사하면서 이야기의 출발점을 찾았다. 우리가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그것을 각색해 작품으로 풀어냈다. 또 20년 넘게 영화 현장에서 일하며 직접 보고 경험했던 이야기들도 일부 녹여냈다. 그래서 더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감독이 생각하는 ‘클라이맥스’의 의미는 무엇인지?
결국 언젠가 시들고 말 그 새빨간 꽃을 피우기 위해 내지르는 비명과 피, 땀,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Q. 작품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죽을힘을 다해 만들었던 그 시간도 내게는 하나의 클라이맥스였다. 시청자들에게도 이 작품과 함께하는 시간이 클라이맥스가 되길 바란다.
ENA 월화 드라마 ‘클라이맥스’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리에 서기 위해 권력의 카르텔에 뛰어든 검사 방태섭과 그를 둘러싼 이들의 치열한 생존극으로, 3월 16일 월요일 밤 10시 ENA에서 첫 방송되며, KT 지니 TV와 디즈니+에서도 시청 가능하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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