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겨울의 흔적이 물러가고 따스한 봄기운이 피어오르는 계절, 19일 방송된 KBS1 장수 교양 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 746회에서는 '봄의 원기를 먹다 - 몸이 새록새록 움트는 시간'이라는 주제로 전국 각지의 생명력 넘치는 봄철 밥상을 안방극장에 소개했다. 산과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신선한 제철 식재료들로 차려낸 든든한 한 끼는 환절기 춘곤증으로 무거워진 몸의 균형을 바로잡고 잃어버린 기운을 꽉 채워주는 진정한 보양식의 정석을 보여주었다.

첫 번째 발걸음이 닿은 곳은 짙은 해무를 뚫고 생명력이 넘실대는 전라남도 목포시 고하도의 봄 바다였다. 평생 거친 파도와 바람의 방향을 읽으며 배를 타온 70대 어머니 김숙희 씨와 50대 아들 김경준 씨가 바다로 나선 이유는 바로 봄의 전령사 '웅어'를 잡기 위해서다. 과거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를 만큼 귀했던 웅어는 은은한 은빛 자태에 고소하고 기름진 맛이 일품인 봄철 최고의 별미다.

어머니의 정성이 가득 들어간 매콤새콤한 웅어회무침과 웅어회덮밥은 시청자들의 침샘을 강하게 자극했다. 이어 바다에서 건져 올린 봄의 기운은 목포의 한 노포 식당으로 향했다. 복어류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는 '졸복'을 무려 8시간 동안 푹 고아내어 끓인 뽀얗고 진한 졸복탕(쫄복탕)과, 파릇파릇한 제철 봄동 겉절이의 조화는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수락산 자락에 아늑하게 안긴 경기도 의정부시 장암동의 서계 박세당 종택이었다. 이 유서 깊은 고택에는 400년이라는 아득한 세월 동안 12대 종부 김인순 씨의 손끝을 통해 묵묵히 전해 내려오는 귀한 내림 음식이 있다. 바로 조선의 왕이었던 영조가 봄철 허약해진 기력을 보호하기 위해 즐겨 찾았다는 특별한 궁중 보양식 '애탕국'이다.

향긋한 어린 쑥을 다듬어 빚어낸 소고기 완자를 넣고 맑게 끓여내는 이 국은, 궁중에서 시작해 점차 사대부들의 밥상으로 퍼져나간 역사적인 반가 음식이다. 깊은 종가의 부엌에서 오랜 지혜를 담아 끓여낸 애탕국 한 그릇이 봄날의 온기를 전했다.

마지막 여정은 웅장한 월출산이 든든하게 감싸고 있는 전라남도 강진군 성전면으로 향했다. 27년 전 번잡한 도시 생활을 미련 없이 정리하고 이곳으로 내려와 흑염소 농장을 일군 송근오, 한미선 부부의 밥상이 공개됐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방목으로 자란 흑염소는 돋아나는 새순을 마음껏 뜯어 먹어 단단한 기운을 품고 있다.

부부의 식탁에는 인삼보다 몸에 좋다는 향긋한 봄 부추를 수북하게 얹어낸 담백한 흑염소 수육이 든든하게 올랐다. 이어 남은 진한 육수에 산에서 직접 꺾어온 봄 고사리를 아낌없이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흑염소탕은 환절기 최고의 원기 회복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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