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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타격…한국 경제 ‘에너지·물류·물가’ 비상

서정민 기자
2026-03-02 08: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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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타격…한국 경제 ‘에너지·물류·물가’ 비상 (사진=나노바나나)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전격적인 군사 공습을 단행하면서 중동 전역에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공습 과정에서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했다는 보도가 전해졌으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하자 국내 해운·정유·항공업계가 1일 일제히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직접적인 충격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에너지 안보 직격탄… 호르무즈 봉쇄 시 유가 ‘130달러’ 경고

이번 사태에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리스크는 세계 원유 해상 운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 가능성이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사우디아라비아·UAE·카타르 등 중동 산유국으로부터 수입한 석유의 65%, 천연가스(LNG)의 25%가 이 해협을 통과했다.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가격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운 수준이 된다. JP모건 등 주요 투자은행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현재 배럴당 73달러 수준인 브렌트유가 즉각 120~13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1973년 오일쇼크의 재연 시나리오로 꼽힌다. 아울러 캐피털 이코노믹스 분석 결과, 유가가 100달러 선을 유지할 경우 세계 물가 상승률을 0.7%포인트가량 끌어올리는 효과가 발생한다.  

정부, 이틀 연속 긴급 점검… “9개 비축기지 방출 태세 완비”

정부는 공습 당일부터 부처 간 총력 대응 체제를 가동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월 28일 오후 7시 ‘제1차 비상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석유·가스 수급 상황을 긴급 점검했다. 장관은 한국석유공사에 “해외 생산분 도입, 비축유 방출 태세 점검 등 비상 매뉴얼상 조치사항을 사전에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틀째인 3월 1일에는 더 광범위한 범부처 점검이 이어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재경부·외교부·산업통상부·해양수산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참석해 동향을 점검했으며, 국내외 금융시장·실물경제 영향 및 향후 대응 방향을 살폈다.  

수급 안정성과 관련해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수개월 분의 비축유와 의무량을 상회하는 가스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해 민간 재고가 일정 수준 이하로 감소할 경우, 여수와 거제 등 전국 9개 기지에 보관된 국가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즉각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증시·금융 시장 충격… “전쟁 장기화 여부가 최대 변수”

유가·환율·외국인 수급이 동시에 움직이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 확대가, 중기적으로는 업종별 실적 전망 차이가 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중동 충돌 때마다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금 이탈이 동반되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증권가에서는 분기점으로 크게 세 가지를 주목한다. 작전 기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부, 그리고 중국·러시아의 대응이다.

정부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국제 금융·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이상 징후 발생 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