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onomy

카타르 LNG 중단…국제유가·가스값 동반 폭등

서정민 기자
2026-03-03 07:53:05
기사 이미지
카타르 LNG 중단…국제유가·가스값 동반 폭등(사진=연합뉴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이 일제히 요동쳤다.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중단 소식까지 더해지며 원유와 가스 가격이 동반 폭등, 글로벌 공급망 위기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연합뉴스·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고문인 에브라힘 자바리 소장은 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은 봉쇄됐다”며 “통과하려는 선박은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불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란의 이번 조치는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란은 앞서 지난달 28일에도 선박들에 해협 통과 불가를 통보한 바 있으며, 카타르·쿠웨이트·바레인 등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는 오만만 해역에서 이란 함정 11척을 격침했다고 발표하며 “이란 정권의 국제 해운 위협은 끝났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이라크·UAE 등 주요 산유국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 LNG 물동량의 약 20%가 이 해협을 통과한다. 가장 좁은 구간 폭이 약 33㎞에 불과해 ‘글로벌 에너지 동맥’으로 불린다.

에너지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2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 종가는 배럴당 77.74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6.7% 상승했다. 장중에는 82.37달러로 13% 급등하며 지난해 1월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물도 6.3% 오른 배럴당 71.23달러에 마감했으며, 장중 한때 75.33달러까지 치솟아 지난해 6월 이후 최고가를 찍었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25일 이상 지속될 경우 산유국들의 저장 용량이 한계에 달해 강제 감산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유조선 흐름이 빠르게 복구되지 않는다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는 원유에 그치지 않는다. 카타르 국방부는 이란 드론 2대가 수도 도하 남쪽 메사이드 발전소와 북부 라스라판 에너지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라스라판은 카타르 LNG 주생산지다. 이후 국영 에너지기업 카타르에너지(QE)는 즉각 LNG 생산 중단을 선언했다.

전 세계 LNG 공급의 약 20%를 담당하는 카타르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LNG 수출국으로, 고객사의 80% 이상이 아시아다. 생산 중단 소식은 가스 시장에 즉각 충격을 줬다. 유럽 천연가스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40% 급등한 1㎿h당 44.51유로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48%까지 치솟아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4년 만에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동북아시아 LNG 가격지표인 JKM도 40% 뛰어 100만BTU당 15.068달러에 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최대 정유시설인 라스 타누라 인근에 드론이 접근해 요격된 뒤 시설 가동이 일부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원유의 약 70%, LNG의 약 2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한국은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처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수송 차질에 따른 운임·보험료 급등은 물론, 국내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군사 작전이 당초 예상된 4~5주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란 측도 협상을 거부하고 있어 조기 해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가 급등은 글로벌 물가 압력을 재점화하고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확전 여부와 해협 통항 상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