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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청룡영화상 7관왕

이다겸 기자
2025-11-20 01: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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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 청룡영화상 7관왕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7관왕을 달성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로 우뚝 섰다.

긴장과 유머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전개와 배우들의 폭발적인 시너지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46회 청룡영화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19일 저녁 열린 시상식에서 '어쩔수가없다'는 올해 최다인 12개 부문 후보에 올라, 그중 7개 부문의 트로피를 휩쓰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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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최우수작품상, 20년의 기다림이 이룬 쾌거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만족스러운 삶을 살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이라는 자신만의 전쟁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리와 배우들의 열연이 어우러져 호평을 받아온 영화는 이날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영향력을 공인받았다.

제작사 모호필름의 백지선 대표는 무대에 올라 "박찬욱 감독님이 '어쩔수가없다'를 만들기까지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백 대표는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망설임 없이 작품과 함께해준 CJ ENM 모든 관계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제작 과정의 어려움 속에서도 작품을 믿어준 모든 관계자와 스태프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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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박찬욱 감독, 네 번째 감독상 수상으로 거장의 품격 증명, 손예진-이성민, 주·조연상 나란히 수상하며 연기력 입증

박찬욱 감독은 '공동경비구역 JSA'(2000), '올드보이'(2003), '헤어질 결심'(2022)에 이어 개인 통산 네 번째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하며 세계가 주목하는 거장다운 연출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해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 박찬욱 감독을 대신해 배우 이성민이 무대에 올라 감독의 소감을 대독했다. 이성민을 통해 전해진 소감에서 박찬욱 감독은 "'어쩔수가없다'는 처음 소설 원작을 읽었던 20년 전부터 줄곧 품어온 꿈이 이루어진 작품"이라며, "처음 볼 때는 단순하고 코믹하지만 여러 번 볼수록 점점 더 복잡하고 비극적으로 느껴지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심사위원 여러분께서 이 점을 알아봐 주셨다고 믿고, 고마운 마음으로 이 상을 받겠다"고 밝혔다. 20년 동안 숙성된 감독의 꿈이 마침내 한국 영화로 완성된 것에 대한 뿌듯함과 자부심이 묻어나는 순간이었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빛나는 결실을 보았다. 위기 상황에서 더욱 강인해지는 아내 ‘미리’ 역으로 새로운 연기 변신을 선보인 배우 손예진은 '아내가 결혼했다'(2008) 이후 17년 만에 두 번째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손예진은 청정원 인기스타상까지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손예진은 "‘미리’라는 캐릭터를 이토록 매력적으로 만들어주신 박찬욱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겸손한 소감을 전했다.​

재취업이 절실한 업계 베테랑 ‘범모’ 역을 깊이 있는 연기로 소화해낸 배우 이성민은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이성민은 "'범모'라는 멋진 캐릭터를 선물해 준 박찬욱 감독님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해외에서도 우리 영화가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쩔수가없다'는 주요 부문 외에도 기술적인 성취를 인정받았다. 폭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으로 극의 밀도를 채운 조영욱 음악감독이 음악상을, 인물의 개성을 극대화하는 의상 디자인을 선보인 조상경 의상감독이 기술상을 수상하며 영화의 완성도를 높인 스태프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이로써 '어쩔수가없다'는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청정원 인기스타상, 음악상, 기술상까지 총 7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2025년 최고의 화제작으로서 위상을 굳혔다. 베니스, 토론토 등 해외 유수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전초전이라 불리는 고담 어워즈에서도 국제장편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뜨거운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청룡에서의 쾌거가 전 세계로 이어질지 영화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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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가 제46회 청룡영화상에서 7관왕을 달성하며 올해 최고의 영화로 우뚝 섰다. 박찬욱 감독이 20년 만에 영화화한 '어쩔수가없다'는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박찬욱), 여우주연상(손예진), 남우조연상(이성민), 청정원 인기스타상(손예진), 음악상(조영욱), 기술상(조상경)을 휩쓸었다. 박찬욱 감독은 통산 네 번째 감독상을 수상했고, 손예진은 17년 만에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다시 품에 안았다. 베니스 영화제 초청 등 해외에서도 호평받고 있는 '어쩔수가없다'는 이번 청룡영화상 7관왕을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으며 글로벌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