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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수가없다…청룡영화상, 현빈·손예진 수상

이다겸 기자
2025-11-19 23:5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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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 46회 청룡영화상, 현빈·손예진, 박지현·안보현 수상자, KBS

제46회 청룡영화상이 19일 성황리에 개최됐다.

지난 19일 저녁, 서울 여의도 KBS홀에서 대한민국 영화계를 총결산하는 제46회 청룡영화상이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배우 한지민과 이제훈이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안정적인 호흡으로 진행을 맡았고, 시상식은 KBS2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되며 영화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올해 시상식은 예상치 못한 수상 결과와 감동적인 순간들이 교차하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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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 46회 청룡영화상 최우수 작품상

이날 시상식의 대미를 장식한 최우수작품상의 영예는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에게 돌아갔다. '어쩔수가없다'는 '얼굴', '좀비딸', '파과', '하얼빈' 등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최고 작품의 자리에 올랐다. 영화는 ‘다 이루었다’고 느낄 만큼 삶이 만족스러웠던 회사원 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럽게 해고된 후,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재취업 전선에 뛰어들며 벌이는 고군분투를 현실적이면서도 흡입력 있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작사인 모호필름의 백지선 대표는 무대에 올라 "박찬욱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들기까지 2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며 감격의 소감을 시작했다. 백 대표는 "늘 그렇듯이 현장에서 어떤 노력도 아끼지 않는 스태프, 배우분들께도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린 뒤, "영화의 완성은 관객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봐주신 관객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요즘 영화 업계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데, 20년 만에 완성된 이 영화를 보고 많은 영화인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현장의 모든 영화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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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 46회 청룡영화상 여우 주연상, 남우 주연상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은 영화 ‘어쩔수가없다’였다. ‘어쩔수가없다’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와 함께 최고 영예인 최우수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하며 거장의 저력을 입증했다. 또한 배우 이성민이 남우조연상을, 배우 손예진이 여우주연상을 추가하면서 ‘어쩔수가없다’는 주요 부문을 휩쓸며 4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시상식 내내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은 단연 현빈, 손예진 부부였다. 레드카펫 등장부터 시선을 한 몸에 받은 두 사람은 나란히 ‘인기스타상’을 수상하며 영화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하지만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주연상 부문에서 나왔다. 강력한 후보로 꼽혔던 ‘얼굴’의 박정민, ‘어쩔수가없다’의 이병헌을 제치고 ‘하얼빈’의 현빈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반전을 만들었다. 현빈은 아내 손예진과 포옹하며 기쁨을 나눈 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시간이었다. 내 손을 잡고 이끌어 준 우민호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아내 예진 씨와 우리 아들, 너무 사랑한다”며 가족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예진 역시 ‘어쩔수가없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부부 동반 수상의 진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작품 속 비중과 존재감을 두고 볼 때 사실상 조연에 가까웠다는 일부 평가가 있었기에 손예진의 수상은 많은 영화 팬들에게 의문을 남겼다. 손예진은 “정말 수상을 준비하지 못했다. 27살에 청룡에서 처음 상을 받았는데, 꿈을 이룬 것 같다”고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 후 7년 만의 복귀작이다. 아이 엄마가 되면서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사랑하는 두 남자, 김태평과 김우진과 이 상을 나누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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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제 46회 청룡영화상 감독상, 반찬욱

감독상은 '어쩔수가없다'의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다. 해외 일정으로 불참한 박 감독을 대신해 배우 이성민이 무대에 올라 대리 수상을 진행했다. 이성민은 박찬욱 감독이 전한 수상 소감을 낭독하며 "이 영화는 제가 처음 소설 원작을 읽었던 20년 전부터 품었던 꿈이 이뤄진 결과다. 상상 그 이상을 해준 배우, 스태프와 함께 할 수 있어서 뿌듯하다"는 감독의 마음을 대신 전했다.​

화려한 수상 결과 이면에는 아쉬움을 삼킨 작품들도 있었다. 2억 원이라는 저예산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뒀던 연상호 감독의 ‘얼굴’은 유력 후보 지명에도 불구하고 무관에 그쳤다. 올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좀비딸’은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청정원 인기스타상만을 수상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작지만 강한 영화로 영화인들의 지지를 받았던 ‘파과’ 팀 역시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충무로의 미래를 이끌어갈 신인 배우들에게도 영광이 돌아갔다. 신인남우상은 ‘악마가 이사왔다’의 안보현이, 신인여우상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의 김도연이 차지했다. 신인감독상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를 연출한 김혜영 감독에게 돌아갔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무게를 더한 조연 배우들의 수상도 이어졌다. 남우조연상은 이성민(어쩔수가없다)이, 여우조연상은 박지현(히든페이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 사이에는 이찬혁, 최소율, 라포엠, 보이넥스트도어, 화사 등이 다채로운 축하 무대를 선보이며 영화인들의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제46회 청룡영화상 수상작 명단

▶최우수 작품상=어쩔수가없다

▶여우주연상=손예진(어쩔수가없다)

▶남우주연상=현빈(하얼빈)

▶감독상=박찬욱(어쩔수가없다)

▶여우조연상=박지현(히든페이스)

▶남우조연상=이성민(어쩔수가없다)

▶청정원 인기스타상=박진영, 현빈, 손예진, 임윤아

▶청정원 단편영화상=로타리의 한철

▶음악상=조영욱(어쩔수가없다)

▶기술상=조상경(어쩔수가없다)

▶미술상=이나겸(전,란)

▶편집상=남나영(하이파이브)

▶촬영조명상=홍경표·박정우(하얼빈)

▶각본상=김형주·윤종빈(승부)

▶최다관객상=좀비딸

▶신인감독상=김혜영(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신인여우상=김도연(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개교기념일)

▶신인남우상=안보현(악마가 이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