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구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절반 이상의 득표율로 당선이 유력하다는 예측이 나오자 주요 외신들도 일제히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민주당 개표상황실의 환호 장면을 생중계하며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미국 CNN은 “수개월간의 탄핵 여파와 혼란 속에서 치러진 선거가 한국 정치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재명 후보가 승리할 경우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어 개헌이나 정책 추진력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NYT는 “이 후보는 침체된 경제 회복과 미·중 갈등 속에서의 외교적 균형, 그리고 사법 리스크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출발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재명 후보는 미국과의 동맹을 기반으로 하되,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강조해왔다”고 전하며 “남북관계에 있어선 안정적 관리를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도 이날 출구조사 결과를 일제히 보도하며 향후 한일 관계에 미칠 영향에 주목했다.
외신들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배경에도 주목했다. AP통신과 로이터,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이 후보를 “노동자 출신 인권 변호사”로 소개하며 “재벌 규제, 정부 지출 확대, 노동자 권익 보호” 등을 강조한 진보 성향 정치인이라고 설명했다. WSJ는 “이재명 후보는 과거 자신을 미국의 버니 샌더스에 빗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투표율은 79.3%를 기록했으며, 공식 개표 결과는 4일 새벽 발표될 예정이다. 출구조사와 실제 결과가 엇비슷하게 나올 경우 이 후보는 4일 중 정식 당선이 확정되고, 5일 안에 대통령직을 인수받을 수 있다.
한편, 외신들은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법적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 특혜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당선 후에도 법정 출석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BBC도 “부패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 사법 리스크가 새 정부의 정책 동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외신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사태가 선거 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AP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는 국민의 정치적 분노를 자극했으며, 결과적으로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과 여권에 대한 국민적 심판의 성격을 띤다”고 보도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