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56번 기훈의 반란이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생존한 참가자들의 마지막 게임이 시작된다. 이들의 절규와 발악을 관망하는 VIP들부터 다시 돌아온 프론트맨과 기계적인 핑크가드들의 실체가 낱낱이 밝혀진다.
반년 만에 돌아온 ‘오징어게임’ 시즌3는 시리즈의 최종장으로, 자신만의 목적을 품고 다시 게임에 참가한 ‘기훈’과 정체를 숨긴 채 게임에 숨어든 ‘프론트맨’, 그 잔인한 게임 속에서 살아남은 참가자들의 마지막 운명을 그린다.
절친을 잃은 ‘기훈’은 참을 수 없는 죄책감에 밑바닥까지 추락한다. 황동혁 감독은 “자신의 잘못으로 ‘정배’와 동료들을 잃고 절망감에 빠지면서 어떻게 다시 일어서는가에 대한 이야기”라며 “시즌3를 통해 결정적인 메시지보다는 과연 후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벌어지는 많은 부작용들 속에서 인간은 조금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후속 세대에 더 나은 삶을 남겨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결국 사지로 몰렸을 때 인간성은 추악해지기 마련. 처절한 반란 끝에 살아 돌아온 ‘기훈’의 이정재는 좌절도 잠시, 또 한 번 비장해지기를 결심한다. 그는 “처음에는 게임의 주최자를 멈추겠다, 벌하겠다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게임장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할 수 있는가의 고민과 결심으로 바뀐다”고 말했다.
반면 게임 참가자 ‘영일’에서 게임 총괄의 프론트맨으로 돌아간 이병헌은 “친구를 잃은 충격으로 무기력한 상태의 기훈이 다시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초심으로 돌아간다. 이에 프론트맨으로서 여전히 인간성을 믿는 기훈의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고 예고했다.
이어 그는 “‘오징어게임’이 문화와 언어가 다른 세계 각국의 나라에서 공감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사회적 이슈들을 함께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이 드라마는 인간성의 부재를 이야기한다. 인간성이 있다고 한들 살아가는 우리를 더 나아지게 만들 수 있을까를 반문한다”고 덧붙였다.


코인 투자 실패로 벼랑 끝에 몰린 ‘명기’ 역의 임시완은 “‘준희’를 굉장히 생각하지만 잔꾀를 부리는 탓에 스스로를 더 위기에 빠뜨린다”고 했고, 만삭의 몸으로 살아남은 ‘준희’ 역의 조유리는 “엄마로서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애절한 모자의 서사도 빠질 수 없다. 아들 ‘용식’의 양동근은 “상황의 변화가 둘에게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까 찾아보는 묘미”라고 짚었고, 엄마 ‘금자’의 강애심은 “금쪽같은 아들이 혹시라도 잘못될까 안절부절하면서도 철부지 아들의 다른 면을 봤던 것 같다. 우리가 어떻게 극한으로 치닫을지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가장 현실적인 반응을 보인 해병대 출신 ‘대호’ 역의 강하늘과 총격전으로 반전 매력을 꾀한 트랜스젠더 ‘현주’ 역의 박성훈, 그리고 ‘타노스’ 붙박이에서 혼자가 된 ‘남규’ 역의 노재원과 유일하게 의지하던 ‘세미’를 잃고 이성까지 잃는 ‘민수’ 역의 이다윗의 활약상도 관전 포인트다.


핑크가드로 움직이는 ‘노을’ 역의 박규영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가지고 있다. 탈락자들의 장기를 밀매하는 다른 가드들과 대립을 벌이게 된다”고 말했고, 앞서 그의 스포일러와 관련해 황 감독은 “당황스러웠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하니까. 지난 일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니 하나의 해프닝이라 생각한다”면서 “그 스포가 크게 재미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다른 재미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게임 밖에서 형 ‘인호’를 찾기 위한 ‘준호’ 위하준의 여정도 계속된다. 그는 “계속해서 집념을 가지고 찾아 나선다. 시즌2 마지막에도 박선장이라는 방해 요소로 고생을 했다면, 시즌3에서는 과연 프론트맨 형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벌써 5년이 지났다. 전 세계에 대한민국 문화예술의 가치와 위상을 높인 작품에 함께해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영희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가 잘 돼도 너무 잘 됐다. 철수도 영희 못지않은 존재감을 뿜어낼 수 있을까. 이에 황 감독은 “교과서에 항상 같이 나오던 둘이다. 시즌3에서는 인형들이 짝지어서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고,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영희 말고 남자 캐릭터도 있다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황 감독은 6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말도 안 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누구나 성공을 꿈꾸며 작품을 만들지만 이런 수준을 기대하진 않으니까. 참 소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 해외에서 상도 받고 팬들도 만났다. 한 개인으로서 창작자로서 좋은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만들면서 느꼈던 것들이 앞으로 성장하는데 거름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성공의 반짝임에 너무 취하지 않고 이번 교훈을 통해 다음 작품들을 준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시리즈의 대장정을 예쁘게 봐주시고 즐겨 달라”며 “캐릭터들의 서사가 정리되지 않은 결말에 대한 아쉬움을 시즌3에서 많이 해소할 수 있을 듯하다. 멋지게 마무리됐구나 하는 평가를 듣고 싶다. 시즌4를 만들 계획은 없다. 작품을 보면 다음 시리즈가 굳이 안 나와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거다. 스핀오프는 생각 중에 있다”고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이에 이정재는 “딱히 어떤 평가를 원한다기보다는 어떤 의견들이 나올지 궁금하다. 황동혁 감독의 큰 세계관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고, 이병헌은 “시원섭섭하다. 지금까지 몇 번 할리우드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때도 느끼지 못했던 응원과 환대를 받았다. 우리나라 콘텐츠로 이렇게 엄청난 사랑을 받아 감회가 새로웠고 배우로서 아주 신기하고 행복한 경험을 하게 해 줘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밝혔다.
한편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오는 27일 공개된다. 이에 앞서 오늘(9일) 오후 7시 30분 ‘오징어 게임 시즌3 쇼케이스: 오징어 게임 메모리얼’이 넷플릭스 유튜브 국내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사진 김치윤 기자
글 이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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