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이 인프라와 사람을 빨아들이는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서 스스로의 길을 찾기 위해 지역으로 향하는 청년들이 있다. 치열한 경쟁의 도시를 떠나 ‘나다운 삶’을 찾아 지역에 정착한 이들은 자발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낡은 지역 문화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PD수첩’이 따라간 청년들의 희망찬 도전 이면에는 자신이 살 집조차 구하기 어려운 안타까운 현실이 공존했다. 사라지는 마을과 그곳에서 살고자 하는 청년들의 삶을 ‘PD수첩’이 심층취재 했다.
경상남도 거창군은 최근 지자체 최초로 ‘청년 친화도시’에 선정됐다. 디자이너, 수학 강사, 유튜버 등 다양한 직업군의 청년들이 하나둘씩 거창에 모여들고 있다. 거창이 청년들을 끌어당기는 힘은 무엇일까? ‘PD수첩’이 만나본 박영민 씨는 ‘네트워킹의 힘’을 강조했다. 박영민 씨가 이끌고 있는 청년 단체 ‘덕유산 고라니들’은 자신들 간의 네트워킹을 통해 행정 시스템이 미처 채워주지 못하는 정보와 기회를 자발적으로 공유한다. 이들의 네트워크는 실질적인 정보망이자 협업 플랫폼, 정서적 지지 기반으로 작동하며 ‘대체 인프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골짜기에서 피어난 꿈
대학에서 호텔리어학을 전공한 26세 김민주 씨는 지병으로 편찮으신 어머니를 돌보기 위해 영양으로 내려왔다. 고추 농사를 짓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삶 속에서 새로운 만족을 발견한 민주 씨다.
하지만 농사만으로 지역에서의 삶을 유지하기엔 쉽지 않다. 빈집은 넘쳐나지만 정작 청년이 임대할 집은 드물고, 교통·일자리·주거 같은 기본 인프라 역시 턱없이 부족하다.
수도권 집중이라는 사회의 흐름을 거슬러 지역에 뿌리내리려는 청년들. 이들의 도전을 지켜내는 일이 곧 수축하는 사회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MBC PD수첩 ‘연속기획 수축사회 3부-사라지는 마을, 살려는 청년’은 오는 26일 밤 10시 20분에 방송된다.
한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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