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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 미팅서 뺨 맞고 10억 정리(유퀴즈)

박지혜 기자
2025-12-25 07: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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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풍, 미팅서 뺨 맞고 월 10억 사업 정리 (사진=유퀴즈)

웹툰 작가 출신 방송인 김풍이 과거 월 매출 10억원을 기록하던 캐릭터 사업을 접게 된 충격적인 이유를 공개했다.

24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풍이 게스트로 출연해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를 털어놨다.

김풍은 2002년 웹툰 ‘폐인의 세계’로 데뷔한 1세대 웹툰 작가다. 이말년, 기안84 등이 데뷔한 ‘카툰 연재 갤러리’를 창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26세의 나이에 캐릭터 회사를 설립했다. 김풍은 “싸이월드가 막 시작할 때였다. 캐릭터로 미니홈피 스킨과 미니미를 만들고 싶다며 기획서를 보내왔다”며 “‘도토리로 환전한다’는 대목을 보고 사기 집단인가 싶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뭔가 수상하다. 돈이 입금되면 해. 움직이지 마’라고 했는데 진짜로 입금이 됐다”며 “갑자기 싸이월드가 유행하면서 캐릭터 회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풍의 회사는 승승장구했다. 월 매출 10억원을 달성했고, 직원도 16명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김풍은 유망한 사업을 갑자기 정리했다. 그 이유에 대해 김풍은 “나는 단순히 캐릭터 개발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을 만나서 영업도 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번은 캐릭터를 사용하고 싶다며 미팅 제안이 왔다. 상대가 술기운이 올라서 그런지 갑자고 내 따귀를 때리더라. 대화를 하다가 기분이 안 좋아진 것 같았다”며 “그때 회의감이 세게 왔다. ‘이 사업을 계속하는 게 맞나’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김풍은 동업자에게 사업을 넘기고 극단에 들어갔다. 그는 “장항준 감독님과 친했다. 원래부터 뮤지컬과 연극, 영화를 좋아했다. 중간에 영화기자도 1년 반 정도 했었다”며 “감독님에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너 극단에 들어가’라고 하시더니 바로 극단을 연결시켜주셨다”고 밝혔다.

2007년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던 시기에 김풍은 다시 웹툰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김풍은 “웹툰을 다시 그렸는데 별 반응이 없었다. 너무 충격이었다. 20대 때 그렸던 작품 수준에 머물러 있던 거다”며 “’나 그래도 김풍인데?’라는 되게 거만한 생각으로 했던 거다. 결국 연재는 다 거절당하고 술 마시고 놀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당시 잘 나가던 웹툰 작가들을 질투했다는 김풍은 “꼴에 웹툰 작가라는 자존심은 있어서 작가 모임에 나갔다. 기라성 같은 작가들이 쫙 있는데 왠지 술잔도 거만하게 잡는 것 같고 내 눈에는 모든 게 다 싫었다”며 “뒤에서 못 나가는 작가들이랑 앉아서 웹툰 보면서 ’이거 복붙 아니야?’라고 이야기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절친인 침착맨(작가명 이말년)의 인기를 질투해 뒷담화하기도 했다. 김풍은 “‘그림을 저따위로 그리냐’, ‘이게 그림이냐’고 욕했다. ’이게 웃겨? 왜 사람들이 열광하는 거야?’라면서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가 그때 당시 감정을 다 일기로 썼다. 정말 가감없이. 가끔 가다 일기를 보면 나도 놀란다. 정말 더러워서 못 볼 정도의 글들을 썼다”며 “겉모습이 아니라 속에 있는 장기를 보는 것 같다. 몸에 있는 노폐물, 내장지방, 지방간을 보는 느낌”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웹툰을 그리던 김풍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트위터였다. 그는 “트위터가 처음 생겼는데 재밌더라. 글을 조금 쓰면 사람들이 열광했다. 140자 안으로 사람을 이렇게 열광시키는 것, 웹툰 작가 출신으로서 너무 껌인데?“라며 웃었다.

이어 “요리 사진을 올리니까 반응이 좋았다. 그 당시엔 지금처럼 배달 앱도 없었고 밤 10시 이후엔 기껏해야 치킨 한두 가게 정도여서 그 야식 시간을 노려서 요리 사진을 찍어서 올렸다”고 밝혔다.

그렇게 올리브TV 제작진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김풍은 2012년 ‘더 만만한 레시피’로 요리 방송에 데뷔했다. 현재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에서 셰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약하고 있다.

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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