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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 거물 천즈, 체포돼 中 송환

서정민 기자
2026-01-08 06:56:33
캄보디아 범죄 거물 천즈, 체포돼 中 송환…“20조원대 비트코인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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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범죄 거물 천즈, 체포돼 中 송환

캄보디아 대규모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의 배후로 지목된 프린스그룹의 천즈(38) 회장이 캄보디아에서 체포돼 중국으로 송환됐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상대로 스캠 범죄를 주도하고, 인신매매 피해자들을 강제 노동시킨 혐의를 받는 그는 미국, 영국, 한국 등 여러 나라의 제재를 받아왔다.

캄보디아 내무부는 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수개월간 이어진 초국가 범죄 공동 수사 끝에 지난 6일 천즈를 포함한 중국인 3명을 체포해 중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함께 체포된 인물은 쉬지량, 샤오지후 등으로 알려졌다.

천즈는 2014년 캄보디아로 귀화해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으나, 지난해 12월 왕실 법령에 따라 캄보디아 시민권이 박탈됐다. 캄보디아 당국은 그가 구금된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다.

네트 페악트라 캄보디아 정보장관은 “중국 당국과 수개월에 걸친 공조 작전을 통해 체포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1987년생인 천즈는 프린스그룹을 창업한 뒤 대외적으로는 부동산과 금융 사업을 전개했지만, 실제로는 캄보디아 전역에 카지노와 범죄단지를 건설해 대규모 스캠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와 그의 부친인 훈 센 전 총리(현 상원의장)의 정치 고문으로 일하며 고위 정치권과 밀착했다. 캄보디아 왕실이 수여하는 귀족 칭호인 ‘네악 옥냐’까지 받으며 법망을 피해 범죄 조직을 키워왔다.

프린스그룹은 한국,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청년들을 “고수익 일자리”로 유인해 범죄단지로 끌어들인 뒤, 감금과 고문, 폭행 등으로 스캠 범죄에 강제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UN)은 캄보디아 전역에 약 10만 명의 강제 노동 피해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전 세계 사기 피해자들이 입은 피해액은 180억~370억 달러(약 26조~5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0월 천즈를 송금 사기 및 자금 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은 천즈와 그의 사업에 연계된 약 140억 달러(약 20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압수했는데, 이는 미 법무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몰수 소송이다.

미 검찰은 천즈의 조직이 250명의 미국인으로부터 수백만 달러를 뜯어냈으며, 한 피해자로부터만 가상화폐로 40만 달러를 편취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2024년 미국인들은 동남아시아 기반 스캠 범죄로 최소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영국도 천즈의 영국 내 사업체와 자산을 동결했다. 여기에는 런던의 1200만 유로(약 180억 원) 상당 저택과 1억 유로(약 1500억 원)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 포함됐다. 이후 싱가포르, 대만, 홍콩 소재 자산들도 연쇄 압류됐다.

한국 정부 역시 지난해 11월 프린스그룹과 천즈를 포함한 개인 15명, 단체 132개를 독자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천즈가 미국과 영국에서 기소됐음에도 캄보디아가 그를 중국으로 송환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 배경을 지적한다.

제이콥 대니얼 심스 하버드대 아시아센터 방문연구원은 “국제적 압력 때문에 캄보디아 정부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은 더 이상 불가능했다”며 “서방의 감시를 피하는 동시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미국과 영국 법정에서 다루지 않으려는 중국 당국의 의도에 부합하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자국민도 천즈 조직의 표적이 되자 2020년부터 프린스그룹을 추적해왔다. 중국은 2023년 중반 미얀마에 범죄 단속을 압박했고, 일부 조직 수뇌부를 중국으로 송환해 재판 후 사형을 선고한 바 있다.

천즈가 중국으로 송환됨에 따라 그가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