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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4배 격차…‘초양극화’ 심화

서정민 기자
2026-01-26 0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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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14배 격차…‘초양극화’ 심화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서울 주요지역 집값의 가파른 상승과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전국 아파트값 상하위 격차가 14배 수준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고가 주택과 저가 주택 간 평균 가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14.45로 집계됐다. 5분위 가격은 13억4천296만원, 1분위 가격은 9천292만원으로 나타났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 평균을 하위 20%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연초 12.80에서 시작해 연말 14.45까지 1.65포인트나 확대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12월 5분위 가격이 29억3천126만원, 1분위는 3억9천717만원으로 5분위 배율은 7.38을 기록했다. 민간 통계인 KB부동산 집계로도 전국 5분위 배율은 12월 12.8까지 올랐으며, 서울은 6.9로 나타났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전년 말 대비 8.98% 상승했다. 송파구(22.52%), 성동구(18.75%), 서초구(15.26%), 강남구(14.67%), 마포구(14.22%) 등이 두드러진 상승률을 보인 반면, 비수도권은 울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1.08% 하락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작년 아파트 시장은 양극화 중에서도 ‘초양극화’에 해당한다”며 “서울 강남 3구, 그 안에서도 압구정과 잠실 등 가장 인기 있는 곳의 가격이 빠르게 올라 주변으로 상승세가 퍼지고 이어 한강 벨트로 확산하면서 전체적인 격차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새해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월 1000만원 이상의 고액 월세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23일까지 가장 높은 가격에 계약된 매물은 서울 용산구 ‘용산더프라임’ 전용면적 241㎡로, 보증금 없이 월세 1530만원에 거래됐다.

이어 강남구 ‘압구정하이츠파크’ 전용 184㎡가 보증금 4억원에 월세 1400만원, 강남구 ‘아크로삼성’ 전용 167㎡가 보증금 10억원에 월세 1300만원에 계약을 맺었다.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84㎡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1100만원, 서초구 ‘롯데캐슬포레스트’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고액 월세 계약이 줄을 이었다.

정보현 NH투자증권 Tax센터 부동산 수석연구원은 “자산가들은 큰 자금이 전세보증금으로 묶이는 것을 비효율적이라고 여기고 집을 보유한 데 따른 세금 문제 등을 꺼려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확정 일자를 받은 월세 계약은 56만9929건으로, 전체 전·월세 계약(88만1254건)의 64.67%를 차지했다. 이 비율은 2021년 45.96%에서 2022년 53.53%, 2023년 56.51%, 2024년 60.31%로 매년 증가하며 올해 64.67%까지 상승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연구소장은 “전세의 월세화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매물이 바로 월세 물건으로 바뀌는 시점이 오면 월세는 더 많이 오를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면 고액 월세는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오는 5월 9일 만료되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에 대해 “재연장을 하도록 법을 또 개정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를 통해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며 “비정상적인 버티기가 이익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를 이기는 시장도 없다”며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피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5월 9일까지 계약한 것에 대해서는 중과세를 유예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보겠다”며 일정 부분 유예 기간을 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소폭 증가했으나, 전문가들은 매물 급증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3주택 이상이라 증여의 실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매각을 유도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되고 매물로 일부는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이 하루에만 양도세 중과 관련 글을 네 차례나 SNS에 올리면서 보유세 강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세제 개편을 예고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시행 후 다주택자들의 ‘버티기’ 전략에 대응해 추가 규제가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