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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월 고용 ‘착시’… 13만 명인데 실제론 1.5만

서정민 기자
2026-02-12 06: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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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월 고용 ‘착시’… 13만 명인데 실제론 1.5만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1월 고용시장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강세를 보이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13만명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다우존스 집계 5만5000명, 블룸버그 집계 6만6000명)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실업률은 4.4%에서 4.3%로 하락해 시장 예상(4.4% 유지)을 밑돌았다.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 지표에 금리 선물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첫 금리 인하 시점을 6월로 예상했던 시장은 7월로 전망을 수정했다. 6월까지 금리 동결 확률은 전날 25%에서 이날 41%로 급등했다.

주요 투자은행들도 잇달아 금리 인하 전망을 뒤로 미뤘다. CIBC 캐피털마켓은 3월·6월 인하 전망을 6월·7월로 수정했고, TD증권은 3월에서 6월로, 씨티그룹은 4월·7월·9월 세 차례 인하를 예상했다.

나틱시스의 존 브릭스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약한 수치를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연준이 노동시장 상황을 중시하는 만큼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1월 고용 증가는 헬스케어(8만2000명), 사회복지(4만2000명), 건설(3만3000명) 부문이 주도했다. 반면 연방정부 고용은 3만4000명 감소했다. 노동통계국은 이 중 일부가 정부효율부(DOGE)의 인력 감축 당시 사직 권고를 받아들인 인원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계절적 요인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소매·배달업체 등이 지난해 연말 예년보다 적게 채용하면서, 1월 통상적인 대규모 해고가 줄어들어 통계상 고용 증가폭이 커 보인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는 충격적인 수정치가 포함됐다. 연례 벤치마크 조정 결과 2024년 4월부터 2025년 3월까지 신규 고용이 당초 발표보다 89만8000명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해당 기간 월평균 고용 증가는 17만4000명에서 10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2025년 1년간 월평균 고용 증가는 4만9000명에서 1만5000명으로 3분의 1 토막났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같은 거대 경제에서 월평균 1만5000명 증가는 인구 증가를 고려하면 사실상 고용 성장이 멈춘 상태”라며 “1월의 13만명이라는 헤드라인에 가려졌지만, 실제 미국 고용시장은 1년 내내 빙하기였다”고 평가했다.

고용 지표 발표 직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0.03%포인트 오른 4.18%를 기록했고, 2년물 금리는 0.06%포인트 오른 3.52%를 나타냈다. 견조한 경제 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킨 영향이다.

뉴욕 증시는 큰 변동 없이 보합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와 나스닥은 0.1~0.2% 하락했고, S&P500 지수는 보합을 유지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1월 보고서는 상반된 견해를 모두 지지하지만, 6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는 방향으로 시장 반응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삼 법칙’을 만든 클라우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는 “1월 지표는 좋은 소식이었지만 기존 통계 하향 조정 폭은 상당했다”며 “작년 한 해 고용이 감소한 달이 4개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채용도 해고도 줄어드는 ‘노 하이어, 노 파이어(no hire, no fire)’ 양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