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공격 대 봉쇄’라는 초강경 대치 국면에 돌입하면서 중동 전면전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지금부터 48시간 이내에 아무런 위협 없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차 타격 목표로 이란 유일의 원자력 발전 시설인 부셰르 원전이 유력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X(구 트위터)를 통해 “위협과 공포는 오히려 우리의 단결을 강화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우리 영토를 침해하지 않는 모든 이에게 열려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란군 대변인도 반관영 타스님통신을 통해 “이란은 이제 ‘눈에는 눈’ 원칙을 넘어 군사 정책을 변경했으며, 어떠한 공격에도 더 심각한 결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도 군사 행동 가능성을 구체화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대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농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란 혁명수비대가 통제하는 주요 발전소를 우선 타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채널12는 백악관 관계자들이 이스라엘 측에 호르무즈 재개방을 위한 군사 작전에 수 주가 소요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며, 미 관계자들은 “이란 정권이 내부에서부터 붕괴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선은 이미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21일 핵시설이 있는 이스라엘 남부 디모나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수 시간 만에 테헤란 중심부 공습으로 즉각 재보복했다. 이스라엘군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은 “헤즈볼라에 대한 작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장기 작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이스라엘군 대변인 에피 데프린 준장도 “이란·헤즈볼라를 상대로 몇 주간 더 전투를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의 군사적 위협 범위도 전례 없이 확대됐다. 이란은 20일 본토에서 4000㎞ 떨어진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미·영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기존 사거리 제한선인 2000㎞를 훌쩍 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블룸버그통신은 이것이 런던·파리 등 서유럽 주요 도시까지 이란의 공격 반경에 포함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제시한 48시간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이란이 끝내 해협 개방을 거부할 경우 미국이 발전소 공격이라는 전례 없는 카드를 실제로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어 국제사회의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