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상반기 최고 기대작 JTBC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의 구교환이 심상치 않은 대본 첫인상을 직접 밝혀,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내 일기장이 유출된 기분이었다”는 것이다.
황동만은 함께 영화란 꿈을 꿨던 주변 인물들이 모두 잘나가는 제작자, PD, 감독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승승장구하는 동안, 홀로 ‘준비생’이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인물이다. 이 멈춰버린 시간 속에 그에겐 지독한 불안이 켜켜이 쌓였고, 스스로 느끼는 무가치함을 애써 지워내려 주변 사람들에게 쉼 없는 장광설을 쏟아낸다. 하지만 황동만의 소망은 거창한 명성을 얻는 게 아니다. 그저 단 한 편이라도 만들어 자신의 무가치함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보는 것. ‘불안하지 않은 상태’에 닿고 싶은 그의 뜨거운 사투는 그래서 더 애처롭다.
처음 대본을 읽고, 그런 황동만을 처음 만난 순간에 대해 구교환은 “내 일기장이 유출된 기분이었다”는 강렬한 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이어 “다 읽었을 땐 우리 모두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 것 같았다”며 누구나 숨기고 싶어 하는 내면의 민낯을 가감 없이 꺼내 보여주는 박해영 작가 특유의 통찰력에 경의를 표했다. 여기에 그는 황동만의 대사를 꺼내 보여줬다. “내가 그런 놈이야. 나한테 조그만 호의라도 보이면 간 쓸개 다 내줘. 나 싫어하는 놈들한테 내가 왜 잘해야 하는데? 나는 리트머스지 같은 남자야. 상대가 산성이면 나도 산성! 상대가 알카리면 나도 알카리!”다. “무의식 중에 제가 일상에서 즐겨 쓰는 단어가 인물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을 보고 무척 신기하고 놀랐다”는 이유였다.
배우 본인의 실제 언어 습관까지 대본에 녹아든 소름 돋는 일치감은 구교환이 ‘황동만’이란 인물을 연기하는 수준을 넘어, 진짜 그 인물이 된 것 같은 투명한 생동감을 전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대목. 박해영 작가가 전하는 인생의 깊이가 구교환이라는 독보적인 필터와 일기장을 들킨 것 같다는 진심을 거쳐 영상 속에 어떻게 구현될지 벌써부터 설레게 한다.
영화사 기획PD ‘변은아’ 역을 맡은 고윤정과의 연기 호흡은 이 작품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구교환은 먼저 “황동만이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을 이끌어주었고, 황동만에게 ‘안온함’을 선사한다”며 변은아와의 관계성을 설명했다. 자신의 무가치함을 감추려 쉼 없이 말을 내뱉으며 위태롭게 버티던 황동만이 변은아를 만나 비로소 소란스러운 장광설을 멈추고 자신의 불안한 내면을 마주할 용기를 준다는 것.
‘모자무싸’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 감정을 가장 고귀한 문장으로 빚어내는 박해영 작가와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연대를 포착하며 따뜻한 휴머니즘을 선보인 차영훈 감독이 의기투합한 작품. 현대인의 보편적 감정인 ‘불안’을 키워드로, 무가치함이라는 적신호에 멈춰선 이들에게 ‘인생의 초록불’을 켜줄 2026년 상반기 최상위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오는 4월 18일 토요일 밤 10시 40분 JTBC에서 첫 방송된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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