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경남 창원의 한 모텔에서 중학생 2명이 숨진 이른바 ‘창원 모텔 사건’ 피해자 유족이 현장 출동 경찰관과 보호관찰관 등 10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유족은 경찰의 현장 진입과 피해자 이송이 지연됐고, 사건 당일 가해자의 흉기 협박 신고가 있었음에도 보호관찰소에 통보되지 않았다며 책임 규명을 요구했다.
사건은 2025년 12월 3일 창원의 한 모텔에서 발생했다. 당시 흉기 피습으로 정 군을 포함한 만 14세 학생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으며 1명은 생존했다.
유족 측이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사건 당일 오후 5시 7분 비명 신고가 접수돼 최상위 긴급 출동 단계인 ‘코드제로’가 발령됐다. 약 2분 뒤 두 번째 신고를 통해 모텔과 307호 객실까지 특정됐고 경찰관 7명은 오후 5시 11분께 객실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유족 측은 경찰이 마스터키를 확보하고도 즉시 객실에 진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객실 안에서 흉기 난동 소리가 들리는 상황에서도 약 5분간 문밖에서 “문 열어” 등의 경고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가해자가 자해한 뒤 창밖으로 추락한 이후에도 경찰이 직접 문을 열지 못했고, 결국 오후 5시 16분께 생존한 학생이 안에서 문을 열고 나온 뒤에야 객실에 진입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구급차 배차 문제도 제기했다. 당시 현장 사상자는 피해 학생 3명과 가해자 등 4명이었지만 초기 구급차는 3대만 출동했고, 정 군은 네 번째 구급차를 기다려야 했다고 유족 측은 밝혔다.
정 군은 오후 5시 51분께 현장을 출발해 오후 6시 13분 병원에 도착했으나 숨졌다.
유족 측은 “오후 5시 11분부터 5시 20분까지의 ‘지혈 방치 공백’과 구급차 배차 착오로 인한 30여 분의 ‘이송 지체’가 겹쳐 아이를 잃었다”며 당시 대응 과정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의 사건 브리핑을 둘러싼 문제도 고소 배경으로 제시됐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사건이 10대들이 성인 남성을 모텔로 유인해 금품을 빼앗는 이른바 ‘각목치기’와 관련됐다는 의혹이 확산됐다.
그러나 유족 측은 정 군이 위험에 처한 친구를 돕기 위해 현장에 갔으며 가해자의 공격을 몸으로 막으면서 친구들에게 도망가라고 외치다 쓰러졌다고 반박했다. 유족은 경찰에 관련 보도의 정정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가해자에 대한 사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도 쟁점이다.
유족 측에 따르면 가해자는 미성년자 대상 특수강간으로 징역 5년을 복역한 뒤 2025년 6월 만기 출소한 보호관찰 대상자였다.
특히 사건 당일 오전 11시 19분께 가해자가 흉기를 들고 동거인을 위협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지만 정식 입건되지 않았고 보호관찰소에도 관련 사실이 통보되지 않았다는 게 유족 측 주장이다.
가해자가 전입신고한 고시텔에 실제 거주하지 않았음에도 담당 보호관찰관이 약 2주 동안 현장을 방문하지 않았고, 다른 고위험 보호관찰 대상자와 수개월 동안 모텔에서 함께 생활한 사실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유족 측은 주장했다.
정 군의 부모는 “가해자가 범행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국가는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며 “사후에는 사실과 다른 발표로 아이의 명예까지 훼손한 공권력의 실상을 검찰이 철저히 밝혀 엄벌해 달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과 법률대리인은 “경찰관의 직무 수행 자체가 문제 된 사안인 만큼 경찰에 수사를 맡기는 방식으로는 실체 규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검찰의 직접 수사를 촉구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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