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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t K-뷰티 리더|박의훈②] 좋은 제품에서 좋은 회사로…박의훈이 아로셀을 키우는 방식

김민주 기자
2026-10-03 16:3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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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콜라겐 마스크에 집중한 선택부터 조직의 변화까지…연구자의 질문으로 만들어가는 회사

좋은 제품을 만든 사람이 회사를 이끌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 아로셀 창업자 박의훈 대표에게 가장 큰 변화는 책임의 범위였다. 원료와 제형, 제품의 완성도에 집중하던 연구자는 이제 사람과 조직, 회사의 미래까지 살펴야 한다. 좋은 제품 하나를 완성하는 일에서, 그다음 제품도 좋은 품질로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를 세우는 일로 질문이 넓어졌다.

“예전에는 좋은 화장품을 연구했다면, 지금은 좋은 회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경영의 문제도 연구자처럼 풀었다. 문제가 생기면 직접 답을 찾고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회사가 성장할수록 대표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제품이 고객에게 선택받으려면 그 가치를 알리는 과정이 필요했고, 다음 연구를 이어가려면 인재와 조직 문화, 재투자할 수 있는 수익구조도 갖춰야 했다. 그는 대표의 역할을 모든 답을 갖는 사람에서, 좋은 사람들이 좋은 답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는 사람으로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아로셀의 성장 과정에서 중요한 결정으로 꼽은 것도 연구실 밖에서 이루어졌다. 좋은 제품을 개발하는 데서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인지 시장에서 직접 확인하기로 한 것이다. 박 대표는 슈퍼 콜라겐 마스크를 중심으로 고객 반응이 확인된 대표 제품에 역량을 집중했다. 디지털 커머스를 통해 어떤 메시지에 반응하는지, 사용하면서 무엇을 좋아하고 불편해하는지를 살폈고, 그 결과를 제품과 마케팅에 반영했다. 이후 그 경험을 다른 유통채널과 해외시장으로 넓혀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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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설명한 순서는 “선택하고, 집중하고, 검증한 뒤 확장한다”였다. 기회가 보인다고 모두 붙잡기보다, 고객의 선택을 확인한 제품에 힘을 싣는 방식이다. 무엇을 할지 정하는 만큼 무엇을 하지 않을지도 결정해야 했다.

그 과정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기준도 분명해졌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는 사실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얻을 수는 없다. 고객은 자신의 피부에 왜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사용했을 때 만족해야 하며, 제품의 차이를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박 대표는 이 과정을 ‘기술의 소비자화’라고 부른다.

“좋은 기술을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바꾸고,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만들고, 다시 선택하고 싶은 경험으로 완성하는 것.”

그에게 연구와 시장을 연결하는 일은 기술의 설명을 쉽게 바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원료의 가능성이 완제품에서도 의미가 있는지, 소비자가 실제 사용 과정에서 그 가치를 경험하는지까지 확인해야 한다. 연구자가 주목한 장점이 고객에게는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차이를 알아내고 제품에 반영하는 일이 경영의 과제가 됐다.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는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다. 사람이 늘고 부서가 나뉘자, 이전에는 몇 사람이 바로 결정하던 일이 복잡해졌다. 각 부서가 열심히 일하면서도 회사 전체의 방향과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생겼다. 박 대표가 어려웠던 순간으로 꼽은 것은 회사의 성장 속도를 조직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다.

“CEO가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으면 결국 CEO 자신이 회사 성장의 병목이 됩니다.”

이 경험은 자신을 평가하는 기준까지 바꿨다.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가보다, 자신이 없어도 조직이 얼마나 잘 움직이는가를 중요하게 보기 시작했다. 인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았다. 회사의 규모에 맞게 의사결정과 업무 방식, 사람과 시스템의 수준도 높아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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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조직에 남기고 싶은 것은 ‘연구자의 문화’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도 질문하고, 실행한 결과를 확인하며, 더 나은 답을 찾는 태도다. 실험 결과가 예상과 다르면 데이터를 고치는 대신 가설을 바꾸듯, 시장과 고객이 다른 답을 줄 때는 대표의 판단도 수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품개발뿐 아니라 마케팅과 조직 운영에도 이 원칙을 적용하려 한다.

박 대표가 중앙대 의대 박사과정을 이어가는 이유 역시 이런 태도와 맞닿아 있다. 연구자이기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피부과학과 바이오기술이 발전하는 동안 과거의 지식에만 머물면, 익숙한 경험이 새로운 가능성을 가릴 수 있다고 본다. 공부를 통해 그는 어떤 원료를 어떤 제형으로 구현할지에 앞서, 피부에서 어떤 생물학적 변화가 일어나며 무엇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를 묻게 됐다.

과학적 근거와 경영의 판단이 충돌하는 순간도 있다. 그는 근거뿐 아니라 고객의 경험과 목소리,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핀다. 데이터와 직관이 다른 답을 내놓으면 어느 한쪽을 곧바로 버리기보다 그 차이가 생긴 이유를 다시 묻는다. 검증과 시장의 확인을 거친 뒤 결정에 책임지는 것이 자신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에서도 같은 질문이 이어진다. 박 대표는 한국 화장품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슈퍼 콜라겐 마스크의 밀착감과 사용 경험처럼 고객이 직접 느낄 수 있는 완성도가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에서 통했던 방식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브랜드의 기준을 지키면서 각 시장의 구매 방식과 선호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회사가 커져도 바꾸고 싶지 않은 것은 제품을 만드는 기준과 고객을 대하는 태도다. 매출이라는 숫자 뒤에는 자신의 돈과 기대를 가지고 제품을 선택한 한 사람이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객이 늘어날수록 한 사람의 목소리를 작게 듣게 된다면, 그 성장은 아로셀이 지키려던 기준에서 멀어지는 일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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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명의 고객에게 사랑받을 때 가졌던 마음을 천만 명의 고객을 만날 때도 지킬 수 있는 회사.”

박의훈이 키우려는 아로셀의 모습은 이 말에 담겨 있다. 좋은 연구를 제품으로 구현하고, 고객의 반응을 다음 개발에 반영하며, 그 과정을 조직이 이어갈 수 있게 만드는 것. 그는 아로셀을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가장 크고 긴 연구라고 표현했다. 그 연구의 성과는 다음 제품을 만들 사람들과, 그 제품을 다시 선택하는 고객에게서 확인될 것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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