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체’, ‘얼굴’로 다채로운 시각의 상상력을 펼쳐 온 연상호 감독이 이번에는 심리 스릴러로 돌아왔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엄마 류소영(김현주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기적처럼 살아 돌아오면서 본격적인 심리 스릴러가 시작된다.
‘실낙원’은 연상호 감독이 전작 ‘얼굴’에 이어 2년 연속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입증받았다. 연 감독은 “토론토에서도 외신 기자들을 만났을 때 큰 감동을 받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국내 관객분들이 너무 깊이 있게 봐주셔서 역시 우리의 주 무대는 한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번 작품의 출발점은 연상호 감독 어머니가 직접 쓴 글이다. 연 감독은 “명절에 어머니가 글 쓰는 게 힘들겠다고 걱정하시길래 ‘자기 이야기가 있으면 쓰는 거다’라고 말씀드렸더니 다음 명절에 3편 정도를 써 오셨다”며 “그중 아들을 잃은 엄마의 이야기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정서와 나쁜 아들을 선택하는 엄마의 심리가 마음을 끌었다. 그 심리를 깊게 탐구해 보고 싶어서 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주연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적 고민도 드러났다. AI 아들과 진짜 아들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엄마 소영 역의 김현주는 “시나리오의 정보를 따라가다 보면 그 감정일 수밖에 없었고, 진정성 있게 연기하는 것이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전부라 생각했다”며 “짧은 촬영 회차 덕분에 집중도가 높아 정신적으로 힘들 겨를도 없이 몰입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서늘한 아들 선우 역을 맡은 배현성은 “대사량은 적었지만 쎄한 눈빛과 엄마 근처에 나타날 때 형성되는 차가운 공기, 느린 걸음걸이 등으로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다”며 “오랜 바깥 생활을 했을 거라고 캐릭터를 분석해 이를 표현하고자 긴 가발 헤어와 주근깨 분장 등을 시도하며 외적인 완성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제작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연 감독은 전작 ‘얼굴’에 이어 배우 구교환이 엑스트라로 깜짝 출연한 사실과 함께 배우 신현빈이 나레이션으로 참여한 배경을 전했다. 또한 “이번 작품은 상업적 목적을 떠나 동아리처럼 알음알음 모여 재미있게 만들었다. 1년에 한 번쯤은 이런 동아리 활동 같은 작업을 꼭 하고 싶다”며 자유로운 창작 방식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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