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놀면 뭐하니?’가 ‘95 서울가요제’ 합격자 18명의 정체를 공개했다. 이소라·거미의 화음과 고경표의 반전 가창력, 리센느 미나미의 춤과 입담이 어우러지며 여섯 팀의 서로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목소리로 궁금증을 키웠던 참가자들이 얼굴을 드러냈다. 7일 방송된 MBC ‘놀면 뭐하니?’는 ‘95 MBC 서울가요제’ 예선을 통과한 18명의 정체를 합동 공연으로 공개했다. 가수와 배우, 코미디언, 교수까지 서로 다른 분야의 출연진이 여섯 팀을 이뤄 무대에 올랐다. 정체를 맞히는 재미에 이어 예상하지 못한 조합을 감상하는 시간이 펼쳐졌다.

이번 공개는 이름을 차례로 소개하는 방식과 달랐다. 합격자들은 세 명씩 호흡을 맞춰 노래했고, 공연 중 얼굴을 드러냈다. 1·2차 예선과 보류전을 거치며 목소리에 집중하게 했던 구성이 합동 무대로 이어진 것이다. 익숙한 스타도 새로운 동료와 만나 다른 인상을 남겼다.

첫 순서는 더클래식의 ‘여우야’였다. ‘영심이’는 최예나, ‘중경삼림’은 십센치 권정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멜로망스 김민석이었다. 세 사람은 서로 다른 음색을 화음으로 묶으며 합격자 공개의 시작을 알렸다. 각자 활동할 때의 개성과 합동 공연에서의 호흡을 함께 만나는 구성이었다.

존박과 투어스 도훈, 로이킴은 015B의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불렀다. 이들의 별칭은 각각 ‘사랑과 영혼’, ‘질투’, ‘서울의 달’이었다. 세 사람이 무대 곳곳에서 등장하는 연출은 정체 공개의 즐거움을 더했다. 발라드 가수와 아이돌 멤버가 같은 곡 안에서 만나는 조합도 눈길을 끌었다.

육각수의 ‘흥보가 기가 막혀’를 선택한 팀은 나잠 수, 배우 이규형, 정일영 교수였다. ‘종합병원’, ‘목욕탕집 남자들’, ‘쇼생크 탈출’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있던 이들은 흥겨운 노래로 분위기를 바꿨다. 출연진의 직업만으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팀 구성이 이날 가요제의 폭넓은 참가자 구성을 보여줬다.
- 공개된 참가자 명단 무대별 -
‘난 멈추지 않는다’: 곽범·유영우·리센느 미나미
‘아주 오래된 연인들’: 존박·투어스 도훈·로이킴
‘낭만에 대하여’: 이선민·고경표·정은지
‘흥보가 기가 막혀’: 나잠 수·이규형·정일영

리센느 미나미는 코미디언 곽범·유영우와 잼의 ‘난 멈추지 않는다’를 선보였다. ‘M’으로 등장한 미나미와 ‘사랑을 그대 품안에’ 곽범, ‘터미네이터’ 유영우는 노래와 안무를 함께 소화했다. 앞선 화음 중심의 공연과 달리 몸을 움직이며 원곡의 흥을 살리는 순서였다.
공연 뒤에는 준비 과정과 정체를 둘러싼 이야기가 이어졌다. 미나미는 멤버들에게 출연 사실을 알렸고, 예선에 대한 선배들의 반응이 담긴 영상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고 전했다. 세 사람은 원곡 영상을 반복해 보며 동작을 맞췄다. 노래뿐 아니라 당시 공연의 움직임과 분위기까지 살리려 했다는 설명이었다.

유재석은 미나미가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는 모습에도 감탄했다. 허경환보다 한국어를 잘한다는 농담이 나오면서 현장에 웃음이 번졌다. 미나미는 한국어로 말할 때 겁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무대에서는 춤과 노래를, 대화에서는 자신감과 순발력을 보여준 셈이다.
곽범은 공연을 마친 뒤 땀을 닦으며 또 다른 웃음을 만들었다. 유재석은 익숙한 손동작이 정체를 짐작하게 했다고 말했고, 곽범은 자신을 윤남노 셰프로 오해한 사람도 있었다는 일화를 꺼냈다. 정체가 밝혀진 뒤에는 숨겨왔던 각자의 개성이 대화로 드러났다.

배우 고경표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주인공이었다. 예선에서 김현식의 ‘내 사랑 내 곁에’를 불렀던 그는 이번에는 정은지·이선민과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선보였다. ‘레옹’ 정은지, ‘마지막 승부’ 이선민과 만난 무대는 고경표의 보컬을 다른 조합 안에서 확인하는 자리였다.
예선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기며 관심을 모았다. 유재석도 고경표가 이 정도로 노래를 잘할 줄 몰랐다고 반응했다. 연기자로 익숙한 얼굴이 목소리만으로 기대를 만든 뒤, 합동 공연에서도 존재감을 이어갔다는 점이 반전이었다. 정체 공개 뒤에는 체형을 둘러싼 농담을 직접 받아쳤다. ‘입금 전’이라는 표현으로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고, ‘노래 주머니’라는 말에는 그냥 살이라고 응수했다. 진지하게 노래하던 모습과 스스로를 웃음 소재로 삼는 태도가 대비를 이루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마지막 무대에서는 ‘우리들의 천국’ 이소라와 ‘쥬라기 공원’ 거미가 신효범의 ‘난 널 사랑해’를 불렀다. ‘사춘기’ 정승환도 같은 팀이었지만 예비군 훈련 일정으로 녹음 목소리를 통해 함께했다. 합격자는 세 명이지만 현장에서 노래한 두 사람과 녹음으로 참여한 한 사람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소라와 거미는 이번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노래가 이어지자 출연진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김민석과 권정열은 축하 무대를 보는 것 같다고 감탄했다. 정체를 확인하는 순서가 두 보컬의 만남을 감상하는 공연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이소라는 출연을 결정한 이유도 밝혔다. 2026년에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고, 유재석이 진행하면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무대에 서니 긴장돼 노래가 목에서 다 나오지 않는다며, 리허설 때 거미를 붙잡고 있었다고 털어놨다. 오랜 경력의 가수에게도 낯선 방송 형식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날 놀면뭐하니 서울가요제는 합격자 명단을 공개하는 동시에 출연진의 관계를 새롭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가수끼리의 첫 협업, 배우와 코미디언의 합동 공연, 아이돌과 다른 분야 참가자의 댄스 무대가 차례로 이어졌다. 누가 숨어 있는지를 궁금하게 했던 예선 이후, 본선 참가자들이 어떤 조합으로 노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방송이었다.
'놀면뭐하니?' 방송시간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이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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