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약국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단순히 의약품을 구매하는 공간을 넘어 건강기능식품, 뷰티 제품, 생활건강 제품 등 다양한 건강 관련 상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건강 쇼핑 공간’이 주목받고 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약국 현장에서 조제와 복약상담을 해 오고 있는 약사 박종필이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생활건강 제품을 고객이 더 쉽고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현재 약국과 유통 매장의 장점을 결합한 형태의 ‘마트약국’을 운영하며 약사의 전문성과 편리한 쇼핑 경험을 결합한 새로운 약국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Q. 요즘 근황에 관해 들려주신다면?
“최근에는 둔촌동 포레온스테이션5 상가에 ‘마트약국’의 개설을 컨설팅해 드리면서, 두 약국에서 확인한 고객 반응을 토대로 마트형 약국의 운영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매장의 규모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제품 구성, 동선, 가격 표시, 상담 방식, 재고 관리까지 어떤 요소를 표준화해야 고객이 어느 지점을 방문하더라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 단계에 있다. 동시에 약국과 의원, 의약품 유통, 건강기능식품을 서로 무리하게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전문성과 법적 역할을 지키면서도 고객에게는 편리한 건강관리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구조를 연구 중이다”
“약사는 사람들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건강 고민을 접하는 전문직이라고 생각했다. 단순히 약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한 건강 정보를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돕는 역할에 매력을 느꼈다”
Q. 약사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나 신념은 무엇인가?
“고객에게 정말 필요한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약국도 사업장이기 때문에 매출이 중요하다. 하지만 모든 고객에게 더 비싸고 많은 제품을 권하는 방식으로는 오래 신뢰받을 수 없다. 때로는 새로운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현재 복용 중인 약과 영양제를 정리해주거나, 굳이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제품을 알려드리는 것이 더 좋은 상담이 될 수 있다.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기대 효과와 한계, 복용 방법, 주의사항을 함께 설명해야 한다. 고객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돕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Q. 건강을 쇼핑하는 신개념 마트형 약국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기존 약국에서는 고객이 제품을 충분히 살펴보거나 비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제품이 카운터 뒤에 있거나 어떤 제품이 있는지 인지하기 어렵다. 결국 약사에게 특정 제품을 요청하거나 추천 받는 방식으로 약국에서 구매가 이뤄진다. 반면 소비자들은 온라인이나 대형 유통매장에서는 가격과 용량, 성분을 비교하며 구매하는 경험에 익숙한 상태다. 건강 관련 제품도 다방면으로 살펴보고 비교한 후 사고 싶지만 온라인상에서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마트처럼 편하게 둘러볼 수 있으면서 필요할 때 약사에게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마트약국’은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소비자의 선택권과 약사의 전문성을 한 공간에 함께 구현하려는 시도인 셈이다”
Q. 기존 약국과 비교했을 때 마트형 약국만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엇인가?
“가장 큰 차별점은 고객이 수동적으로 제품을 전달받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직접 둘러보고 비교하면서 자신의 건강관리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트약국’은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구강관리, 피부관리, 위생용품, 가족 건강용품 등을 목적과 카테고리에 따라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하고 있다. 가격과 제품 정보를 비교적 명확하게 제시해 고객이 구매 전에 충분히 고민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일반 마트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약사가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자유롭게 쇼핑하되, 질환이나 복용 중인 약, 연령, 생활습관을 고려해야 하는 순간에는 약사의 상담이 이어진다. 결국 ‘마트약국’의 핵심은 ‘큰 약국’이 아니라 선택은 편하게, 판단은 전문적으로 할 수 있는 약국이라고 생각한다”
“고객이 약국에 들어온 순간부터 나갈 때까지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제품을 쉽게 찾고 비교할 수 있는 환경뿐 아니라, 궁금한 점을 부담 없이 물어볼 수 있는 신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규모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도 약국의 본질인 안전성과 전문성을 놓치지 않는 것이 목표다”
Q.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 제품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고 입점시키는 편인가?
“제품의 성분과 근거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단순히 유명하거나 광고가 많은 제품보다 실제 성분과 품질을 기준으로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한다. 또한 고객이 꾸준히 사용할 수 있는 가격과 편의성도 중요한 기준이다. 뷰티 제품도 유행만 따라가기보다는 성분, 사용감, 안전성, 반복 구매율을 함께 본다. 특히 약사가 고객에게 “왜 이 제품을 입점시켰는가”를 설명할 수 없는 제품은 가급적 취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Q. 고객들이 가장 만족하거나 좋은 반응을 보였던 서비스는 무엇인가?
“고객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반응한 부분은 제품을 직접 둘러보고 가격과 구성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기존 약국에서는 “이런 제품도 약국에 있었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마트약국’에서는 고객이 매장을 둘러보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제품을 발견하고, 선택이 어려운 부분만 약사에게 질문할 수 있다. 또 약사가 무조건 고가 제품을 권하기보다는 현재 복용 중인 약이나 영양제를 확인한 뒤 중복되는 제품을 정리해 주거나, 고객의 예산 안에서 대안을 제시해드릴 때 만족도가 높았다. 결국 고객들은 단순히 제품이 많은 것보다 편하게 비교할 수 있고, 필요할 때 믿을 수 있는 설명을 들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는 것 같다”

Q. 약사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이나 상담 사례가 있다면?
“특별히 한 분이라기보다는 여러 종류의 영양제와 의약품을 동시에 복용하면서도 각각의 성분과 목적을 정확히 알지 못했던 고객들이 기억에 남는다. 새로운 제품을 하나 더 추천하기보다, 복용 중인 제품을 모두 확인해 성분이 중복되는 제품과 꼭 필요한 제품을 구분해드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좋은 제품을 추가로 추천받을 것으로 생각하셨지만, 오히려 복용할 제품이 줄어들자 더 신뢰가 간다며 고마워하셨다. 그런 경험을 통해 약사의 상담은 무엇인가를 판매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이 불필요하게 복잡해진 건강관리를 단순하게 정리하도록 돕는 일이라는 점을 다시 느꼈다”
Q. 약사로서 평소 꼭 챙겨 먹는 영양제나 건강 습관이 있다면?
“특정 영양제를 무조건 챙겨 먹는 것보다 수면, 식사, 운동 같은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우선하려고 한다. 영양제도 많이 복용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식습관과 생활패턴에서 부족할 가능성이 있는 성분을 중심으로 필요한 것만 선택한다. 오메가3나 기본적인 활력을 위한 비타민 B군은 꼭 챙겨먹고 있다. 그리고 선택에 앞서 건강검진이나 혈액검사 결과를 참고해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건강 습관으로는 체중 자체보다 근육량과 허리둘레를 함께 관리하는 편이다. 식사 후 가볍게 움직이는 습관도 중요하다. 바쁜 일정 속에서 적정 수면 시간을 지키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건강관리라고 본다”
Q. 현대인들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건강 관리 포인트는 무엇인가?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단기간의 체중 감량이나 유행하는 건강법보다 지속 가능한 대사 건강과 근육 관리라고 생각한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고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고열량 식사를 반복하면 체중뿐 아니라 혈당, 혈압, 지방간 같은 문제가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거창한 운동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식사 후 걷기, 근력운동, 충분한 단백질 섭취, 수면시간 확보처럼 실천 가능한 습관부터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또 복용 중인 약과 영양제에 관한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제품을 계속 추가하기보다 지금 복용하는 것이 정말 필요한지, 중복되거나 서로 영향을 주는 성분은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잊지 말아야 한다”
Q. 약사로서 꼭 말리고 싶은 잘못된 건강 습관이 있다면?
“인터넷이나 SNS에서 유행한다는 이유만으로 영양제나 의약품을 여러 종류 한꺼번에 복용하는 습관을 가장 말리고 싶다. ‘천연 성분’이나 ‘건강기능식품’이라고 해서 누구에게나 안전한 것은 아니다. 복용 중인 의약품과 상호작용할 수도 있고, 같은 성분이 여러 제품에 중복되어 과량을 섭취할 수도 있다. 또 증상이 좋아졌다고 처방약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반대로 특정 약을 장기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필요한 것을 적절한 기간 동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Q. 현재 운영 중인 약국이 고객들에게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나?
“‘건강에 관해 궁금한 것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란다. 아플 때만 급하게 방문하는 약국을 넘어, 가족과 함께 둘러보면서 필요한 건강용품을 찾고 평소 궁금했던 부분을 약사에게 편하게 물어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마트약국’의 넓고 개방적인 공간도 그런 목적에서 기반했다. 큰 규모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부담 없이 방문해 다양한 제품을 살펴 보고 자신의 건강에 필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잡길 바란다. 가격이 합리적인 약국, 제품이 다양한 약국이라는 평가도 중요하지만, 결국에는 과장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약국이라는 인상을 남기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마트약국’의 장점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어떤 제품을 입점하고 어떻게 진열할지뿐 아니라, 상담과 직원 교육, 재고 관리, 고객 피드백까지 표준화된 운영 체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마다 고객 구성과 생활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하면서도, ‘마트약국'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공통된 경험을 여러 지역에서 제공하고 싶다. AI와 데이터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고객의 개인정보를 침해하거나 약사의 판단을 대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와 재고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한 제품을 안정적으로 준비하고 약사가 상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이다. 최종적으로는 약국이 단순한 의약품 판매 공간을 넘어, 지역 주민의 건강한 생활을 지원하는 가장 접근성 높은 헬스케어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김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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