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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삼성이 AI칩 만든다”…1조 달러 청사진 공개

서정민 기자
2026-03-17 06: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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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황 “삼성이 AI칩 만든다”…1조 달러 청사진 공개(사진=엔비디아 채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AI 반도체 전략과 함께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의 협력을 공개적으로 밝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AI 칩 생산 파트너를 소개하며 “삼성이 우리를 위해 ‘그록(Groq) 3 LPU’ 칩을 제조하고 있다”고 직접 언급했다. 그는 “삼성은 지금 가능한 한 최대한 빠르게 생산을 늘리고 있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해당 칩은 이미 생산 단계에 들어갔으며, 올해 하반기 3분기쯤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 CEO가 공개 행사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AI 칩 생산을 직접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를 업계 최초로 출하한 데 이어 차세대 AI 칩 수주까지 이어지면서, 양사의 협력이 메모리에서 파운드리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CEO의 발언 직후 삼성전자는 새너제이 컨벤션센터 부스에서 그록 3 LPU 실물을 최초 공개했다. 이를 직접 보려는 방문객들이 몰리며 부스에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록 칩은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Vera Rubin)’과 결합되는 구조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 연산을 GPU와 추론 전용 칩으로 분리하는 새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사용자 입력 분석과 문맥 계산을 담당하는 프리필(prefill) 단계는 루빈 GPU가, 실제 응답을 생성하는 디코드(decode) 단계는 그록 칩이 처리하는 방식으로, 대형 언어모델의 추론 지연 시간을 줄이고 데이터센터 효율을 높인다는 게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256개의 LPU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그록 3 LPX’ 랙도 함께 공개됐다.

시장 전망도 제시됐다. 황 CEO는 블랙웰과 베라 루빈 시스템의 내년까지 누적 주문 규모가 1조 달러(약 1,500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두 칩에서 5,000억 달러의 매출 기회를 전망한 바 있으나, 황 CEO는 올해 성장세가 이 추정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말 출시 예정인 베라 루빈 시스템은 130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되며, 전작인 그레이스 블랙웰 대비 와트당 성능이 10배 향상될 것이라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AI 에이전트 플랫폼도 공개됐다. 황 CEO는 지난 1월 선보인 완전 자율형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O)’를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로 평가하며 기업용 버전인 ’네모클로(NemoCLO)’를 공개했다. 네모클로는 기업 정책에 맞는 보안을 제공하고 개인정보 위협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AI 에이전트 시대를 맞아 연산 인프라의 핵심이 GPU에서 CPU로도 확장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AI 에이전트 전용 CPU ’베라(Vera)’를 별도 출시하며, 256개를 탑재한 전용 랙은 기존 그레이스(Grace) 랙 대비 에이전트 업무 성능이 2배 이상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우버와의 파트너십을 구체화했다. 우버는 2028년까지 4개 대륙 28개 도시에서 엔비디아의 Drive AV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을 운영할 예정으로, 내년 로스앤젤레스·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닛산·BYD·지리·이스즈도 엔비디아의 Drive Hyperion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레벨4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다.

아울러 황 CEO는 베라 루빈 이후의 차세대 랙 아키텍처 ‘카이버(Kyber)’ 프로토타입도 선보였다. GPU 144개를 수직 배치해 밀도를 높이고 지연 시간을 줄이는 설계로, 2027년 출시될 ‘베라 루빈 울트라’ 시스템에 적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