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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달러 강세 속 금값 이틀째 하락…국내 기름값 최고치 ‘눈앞’

서정민 기자
2026-04-29 06:4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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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교착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우려로 28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또다시 급등했다. 반면 금값은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심화와 달러 강세 속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3.56달러(3.7%) 오른 99.93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지난 4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3.03달러(2.8%) 상승한 111.26달러로 7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미국-이란 간 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핵 문제를 두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미국의 해상 봉쇄 해제를 맞교환하는 '중간 합의'를 제안하며 핵 문제는 후속 협상으로 미루자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을 탐탁지 않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 프로그램 종식을 합의의 핵심 조건으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선박 추적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심각한 물류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파나마 선적 유조선 '이데미쓰 마루'가 사우디 원유를 싣고 해협을 통과했고, UAE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관리 LNG 선박도 2월 28일 이란 전쟁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적재 완료 상태로 해협을 건넌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UAE는 다음 달 1일부로 OPEC과 OPEC+에서 탈퇴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1967년 창립 이후 60년, 카타르(2019년)에 이은 두 번째 탈퇴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1000만 배럴), 이라크(430만 배럴)에 이어 OPEC 내 산유량 3위의 핵심 회원국으로, 현재 하루 340만 배럴 수준인 원유 생산량을 내년 500만 배럴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수하일 알마즈루이 UAE 에너지 장관은 "이번 탈퇴로 생산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며 사우디 등과 사전 협의 없이 독자 결정했음을 밝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UAE의 이탈이 사우디 주도 오일 카르텔에 치명타를 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UAE 탈퇴는 원유 시장에 큰 매도세를 촉발했을 것"이라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닫혀 있는 상황에서 UAE가 증산해도 물량이 나갈 곳이 없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유가 상승폭은 UAE 발표 이후 다소 줄었지만 오름세는 유지됐다.

국제유가 급등은 국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내 일반 휘발유 갤런당 평균 가격은 4.176달러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국내 기름값에도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이날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이 5월까지 완화되더라도 2026년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인 24%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의 기본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 해운이 10월까지 점진적으로 회복된다는 가정에 기반하지만, 가격 상승 리스크가 "뚜렷하게 상방(상승)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경고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이날 오히려 하락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은 1.8% 내린 온스당 4,608.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 가격도 1.7% 하락한 온스당 4,600.61달러를 기록하며 4월 2일 이후 최저 수준까지 밀렸다. 은값(-2.56%), 구리(-1.65%), 백금(-2.25%)도 동반 하락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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