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세 차례 연속 동결했다. 차기 의장 체제 출범을 앞두고 34년 만에 4명의 반대 의견이 쏟아지며 내부 균열까지 드러났다.
연준은 금리 동결 배경으로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중동 정세 불안을 꼽았다. 연준은 성명을 통해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동 지역 정세 변화가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두 달이 넘었지만 종전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진 데다, 원유 운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감이 지속되면서 고유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다만 "경제 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실업률도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향후 정책 조정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례적인 내부 이견이 표출됐다. 전체 투표권 위원 12명 가운데 4명이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이는 1992년 이후 34년 만이다. '트럼프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스티븐 마이런 이사가 홀로 0.25%포인트 인하를 주장하며 동결에 반대한 반면, 베스 해먹·닐 카시카리·로리 로건 등 3명은 동결에는 찬성하면서도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완화적 기조'를 성명에 포함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시장은 이를 사실상의 매파적 동결로 받아들이며 위험 자산에서 빠르게 발을 뺐다.
대형 은행 JP모건체이스는 연준이 올해 남은 기간 내내 금리를 동결하고, 내년 3분기에는 오히려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으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상자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4월 30일 오전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전일 대비 1.19% 감소한 2조 5,300억 달러를 기록했고, 공포·탐욕 지수는 39로 떨어졌다. 비트코인(BTC)은 24시간 전보다 0.66% 하락한 7만 5,848달러 선에 거래됐고, 이더리움(ETH)도 1.90% 내린 2,247달러를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내달 15일 임기를 마치는 제롬 파월 의장의 후임 체제로 쏠리고 있다. 케빈 워시 차기 의장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안이 가결되어 상원 전체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으며, 최종 인준 시 6월 FOMC 회의부터 의사봉을 잡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이 금리를 내릴 적기"라며 공개적으로 인하를 압박했고, 워시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연준의 독립성은 연준에 달려 있다"며 소신을 밝혔으나 향후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 설정이 통화정책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의장 임기 종료 이후에도 2028년 1월까지 이사직을 유지하며 금리 결정 의결권을 계속 행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