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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아파트 화재, 유서엔 ‘신변 비관’

서정민 기자
2026-05-01 06: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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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 아파트 화재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의왕시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거주자 부부가 숨지고 주민 6명이 다쳤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돼 경찰이 방화 가능성을 포함한 모든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쯤 의왕시 내손동의 한 20층짜리 아파트 14층에서 불이 났다. 주민들은 14층에서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쾅' 하는 굉음이 난 뒤 시커먼 연기가 치솟았다고 증언했다.

화재로 14층 거주자인 60대 남성 A씨가 추락해 숨졌으며, 아내인 50대 B씨는 같은 집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당국이 접수한 119 신고에 "아파트 상층부에서 불이 났고 사람이 추락했다"는 내용이 담긴 점으로 미뤄, A씨는 화재 초기 또는 그 직전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는 A씨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형식의 자필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에는 경제적 어려움 등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부부는 해당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가 이사를 앞둔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오전 10시 45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펌프차 등 장비 30여 대와 소방관 등 110여 명을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오전 11시 21분쯤 주불이 잡혔으며, 낮 12시 35분쯤 잔불 정리까지 완료됐다.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이다. 의왕시는 화재 직후인 오전 10시 39분께 재난문자를 발송해 인근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이 불로 주민 6명이 연기 흡입 등으로 다쳤으며, 이 중 2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 4명은 부상 정도가 경미해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무사히 대피한 주민도 11명에 달한다.

한편, 불이 난 아파트는 2002년 준공돼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기준으로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대상은 16층 이상 세대로, 발화 지점인 14층은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

문흥식 의왕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방화에 의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도 "현재까지 단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화재 현장과 유가족 조사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부부의 사망 경위, 피해 규모를 계속 조사할 방침이다.

#의왕아파트화재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