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종영한 MBC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최종회에서 모든 비극을 뒤로하고 용서와 화해의 결말을 맞았다.
장신영이 서로의 딸을 키우며 비극으로 얽혔던 윤아정을 결국 따뜻하게 보듬었다. 12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 최종회에서는 백설희/정루시아(장신영 분)가 과거의 모든 악연을 끊어내고 기억상실에 걸린 민경채(윤아정)를 챙기는 모습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민경채는 이미 세상을 떠난 딸 미소(이루다)의 환청을 듣는 등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다. 하늘을 향해 “엄마 이대로 살게 내버려둬”라고 외치며 괴로워하던 민경채는 위태롭게 옥상으로 올라갔다. 그곳에서 미소의 환영을 목격한 민경채는 “그만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잖아”라며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애원하며 빌었다. 이 모습을 발견한 백설희는 다가가 “정신차려. 미소가 원하는 건 이런 게 아니야”라고 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민경채는 결국 백설희 앞에서 꿈속에 나타나는 딸 미소가 너무 무섭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민경채는 “날 데려갈 것 같아서 무서워. 나한텐 걘 그냥 원귀 같은 것”이라고 말하며 공포에 떨었다.

그런 가운데 하반신 마비 상태였던 민두식(전노민)이 스스로 일어서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민경채에게 딸 세리(박서연)가 뒤바뀌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들은 민두식은 모든 불행의 원흉이 백설희라고 생각하며 분노를 터뜨렸다. 민경채가 눈물로 “세리, 제 딸이다”라고 고백하자 민두식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소중한 딸과 회사를 모두 지켜야 한다고 결심했다. 백설희와 문태경 앞에 나타난 민두식은 두 사람이 자신을 배신했다며 길길이 날뛰었다. 민두식은 백설희를 향해 “네가 더 괘씸해. 내 지분을 훔쳐내?”라고 소리치며 폭력을 행사하려 했다. 그러자 문태경이 앞을 막아서며 “함부로도, 무례하게도 굴지 말아라. 오너가 오래 못 간다”라고 차갑게 경고했다.

민경채는 백설희를 막기 위해 최후의 수단을 사용했다. 이사진들을 소집해 백설희가 회장직에 오르지 못하도록 주주총회를 막으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이사회는 오히려 자식들을 볼모로 삼아 협박하는 민경채의 비정한 행동에 반발했다. 이사진들은 만장일치로 정루시아를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민경채가 “전부 잘리고 싶어서 그래?”라고 악을 써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민경채는 자신에게 화를 내는 민두식에게 “늘 하던대로, 아버지 방식대로 했을 뿐이다”라고 항변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민두식은 문태경의 멱살을 잡으며 “네가 기어이”라고 외쳤고, 문태경은 민두식을 강하게 밀어내며 “그러니 똑바로 사셨어야죠”라고 일침을 가했다.

세리의 출생 비밀을 모두 알게 된 민지섭(강석정)은 이성을 잃고 세리에게 폭언을 퍼붓고 폭행까지 저질렀다. 급기야 민지섭은 골프채까지 들고 나와 행패를 부렸다. 바로 그때 민경채가 달려와 자신의 몸으로 세리를 감싸 안으며 대신 골프채를 맞았다. 한편,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된 민두식은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도주하던 공범 김선재(오창석) 역시 문태경에게 붙잡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민두식은 마지막 순간까지 조금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민두식은 “나 같은 놈이 세상을 움직이는 거야. 난 태양이거든. 모두가 날 중심으로 돌았어”라고 오만하게 외쳤다. 백설희는 “그건 착각”이라며 “빛이 아니라 타오르는 욕망이었다. 사람들을 비추는 줄 알았지만, 결국 다 태워버렸다”라고 차분하게 받아쳤다. 민두식이 “그래서 날 꺼버리겠다?”라고 비웃자 백설희는 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의 제목처럼 “꺼뜨리는 게 아니다. 삼키는 거죠”라고 답하며 민두식이라는 거대한 태양을 자신이 완전히 삼켰음을 선언했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된 후, 문태경은 백설희를 위해 미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조용히 준비했다. 문태경은 “세상 사람들이 미소를 잊어도, 난 끝까지 잊지 않을게요”라며 진심을 전한 뒤 “나와 결혼해 줄래요?”라고 청혼하며 새로운 미래를 약속했다. 모든 기억을 잃은 민경채는 곰인형을 품에 안고 미소의 이름만 부르며 종일 딸을 찾았다. 딸 세리는 그런 민경채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엄마”라고 불렀다. 백설희 역시 과거의 원한을 모두 잊고 민경채의 곁으로 다가갔다. 백설희는 미소의 이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민경채에게 미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세상에서 제일 좋은 엄마”라고 위로했다. 드라마 ‘태양을 삼킨 여자’는 모든 비극을 넘어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남기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안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