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한유은 “망가지는 연기 두렵지 않아, 어떤 캐릭터든 소화할 자신 있어” [인터뷰]

정혜진 기자
2025-05-09 11:38:25


배우 한유은이 드라마 ‘사계의 봄’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극 중 대형 아이돌 그룹을 이끄는 총괄 프로듀서 ‘조지나’ 역을 맡은 그는 차분하면서도 단단한 카리스마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사계의 봄’은 한유은에게 두 번째 드라마 도전작. 신인답지 않은 안정된 연기와 깊이 있는 감정 표현으로 호평을 얻으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조금씩 자신만의 색을 채워가고 있는 그는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 중이다.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연기의 내공을 쌓아가고 있는 한유은. ‘배우’라는 이름의 무게를 정직하게 채워가는 그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Q. 현재 출연 중인 ‘사계의 봄’은 어떤 내용의 작품인가. 극 중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사계의 봄’은 벚꽃처럼 화사한 분위기를 담은 청춘 드라마다. 극 중에서는 이른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며, 현재는 대형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프로듀서 ‘조지나’ 역을 맡았다”

Q. 캐릭터를 준비하며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외적인 표현에 특히 신경을 썼다. 의상에 컬러 포인트를 주거나, 메이크업에도 디테일을 더하려 했다. 연기적으로는 본업에서 성공한 인물인 만큼, 사람을 대할 때 여유로운 태도를 표현하려 노력했다”

Q. 실제 성격과 닮은 부분도 있나

“성격은 완전히 다르다. 조지나처럼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타입은 아니지만, 하나에 확신이 생기면 끝까지 해내려는 집념은 닮은 점인 것 같다”

Q.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을 포함해,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감독님이 에너지가 넘치셔서 현장은 항상 활기찼다. 주로 세트장에서 촬영했기 때문에 많은 배우들과 만나진 못했지만, 조한철 선배님과 김종태 선배님께서 많이 챙겨주시고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Q. ‘사계의 봄’이 두 번째 드라마 작품이다. 비중 있는 역할이라 부담이 꽤 컸을 것 같은데

“맞다. 처음으로 비중 있는 역할을 맡다 보니 부담이 컸다. 감독님이 예전 오디션에서 저를 기억해 주신 만큼, 그 기대에 보답해야 한다는 부담도 컸다. 신인으로 긴 호흡의 연기를 해본 적은 없었지만, 스태프들과 선배님들의 도움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다”

Q. 이 작품을 통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배우 ‘한유은’이라는 이름을 대중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였으면 좋겠다. 이름까지 기억 못 하셔도 ‘저 사람 어디서 본 적 있어’ 정도만 되어도 너무 기쁠 것 같다”

Q.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

“고등학교 겨울방학에 드라마 ‘도깨비’에서 김고은 선배님의 연기를 보고 충동적으로 입시 학원에 등록했다. 원래는 영문과에 진학하고 싶었지만, 고민 끝에 연기를 선택하게 됐다”

Q. 주변에서 연기를 권유한 적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어릴 때는 키가 커서 ‘모델해보라’는 말은 들었지만, 배우 하라는 얘기는 없었다. 오히려 어머니는 ‘너는 끼도 없고, 조용히 살아라’라고 하셨다”

Q.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감독이나 배우는?

“이번 작품 함께한 김성용 감독님과는 나중에 다시 꼭 작업하고 싶다. 또 롤모델인 김고은 선배님과 함께 작품을 한다면 정말 영광일 것 같다. 실제로 몇 번 뵌 적이 있는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설렜다. 꾸밈없는 모습과 사랑스러운 매력, 뛰어난 연기력까지 모두 완벽하다. 정말 존경하는 분이다”

Q. 최근 감명 깊게 본 작품은 뭐가 있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정말 인상 깊게 봤다. 출연한 모든 배우분들이 연기를 정말 잘하시더라. 나도 부모님이 제주도에 계셔서 그런지 육지와 섬 사이,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부모님 생각이 많이 나서 펑펑 울면서 봤던 것 같다”

Q.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은?

“완전 악역, 사이코패스나 킬러 같은 강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반대로 허당미 넘치는 시트콤 캐릭터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Q. 실제 성격은 어떤 편인가?

“겉모습과 다르게 허당기 많고, 가끔 4차원 같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진짜 친한 친구들은 내 어둡고 진지한 면도 잘 아는데, 좀 덜 가까운 사람들은 푼수 같다고도 하더라(웃음)”

Q. 지난 작품과 비교했을 때 스스로 느낀 변화나 성장 포인트가 있다면?

“가장 크게 느낀 건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거다. 전에는 촬영장에만 가도 엄청 긴장했는데, 지금은 그런 불안이나 긴장을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게 됐다. 현장에서의 리듬이나 감각도 많이 익힌 것 같다”

Q. 배우로서 본인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나?

“아직 다양한 역할을 해본 건 아니지만, 어떤 캐릭터든 망가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는 편이다. 목소리도 흔치 않아서 그게 오히려 차별점이 되는 것 같다. 예전에는 얇고 높은 목소리가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내 고유한 개성이라고 느낀다”

Q. 평소에 즐기는 취미는?

“책, 영화, 음악 좋아한다. 특히 LP 모으거나 빈티지 디카 구경하는 것처럼 아날로그적 취미가 많다. 오래된 감성이 좋다. 영화도 최신작보다는 옛날 영화들을 더 자주 본다”

Q. 배우로서 최종 목표는 뭔가?

“지금은 신인상 받는 게 가장 큰 목표다. 매일 밤 수상 소감하는 상상을 한다. 선배님들 수상 소감 영상 찾아보다가 울기도 하고, 그 안에서 영감도 많이 받는다. 꼭 상을 받아서 부모님께 감사 인사 전하고 싶다. 그 상상이 지금 내게 큰 동기이자 원동력이 되고 있다”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롱런하는 배우. 포기하지 않고 오래도록 연기하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

Q. 앞으로 활동 계획

“아직 확정된 작품은 없지만, 초심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할 생각이다. 오디션도 꾸준히 볼 거고, 나를 좀 더 내려놓고 재밌게 연기할 수 있는 역할을 꼭 만나보고 싶다”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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