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구형됐다. 1996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이후 30년 만에 전직 대통령에게 내란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것으로, 헌정사에 유례없는 중대 사건으로 기록됐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13일 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날 재판은 오전 9시 30분에 시작해 이튿날 오전 2시 25분까지 16시간 55분 동안 진행되는 초유의 마라톤 재판이 됐다.
특검 측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근본적으로 해하는 범죄에 대해선 가장 극한 형벌로 대응한다”며 “대한민국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 내란 범행에 대한 엄정한 법적 책임 추궁은 헌정질서 수호와 형사사법 절차의 신뢰 및 정의 실현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박 특검보는 1980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례를 거론하며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친위 쿠데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재발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은 피고인 8명 전원에 대해 중형을 구형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게는 무기징역, 계엄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는 징역 30년이 구형됐다. 노 전 사령관과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한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에게는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경찰 수뇌부에게도 특검이 엄벌을 요구했다. 비상계엄 당시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 진입을 차단한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20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에게는 징역 12년,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에게는 징역 10년이 구형됐다.
윤 전 대통령도 90분에 걸친 최후진술에서 “나라를 지키고 헌정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헌법상 국가긴급권 행사가 내란이 될 순 없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변호인단은 정치 사상가 몽테스키외, 존 스튜어트 밀, 알렉시스 드 토크빌 등을 언급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이라는 점을 강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상식적 결론”이라고 논평했다. 박 대변인은 “특검의 사형 구형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 주권을 무력으로 뒤엎으려 한 행위에 대해, 법이 예정한 가장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선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판결은 전직 권력자의 죄를 가리키는 것을 넘어 대한민국이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마지막 관문”이라며 “헌정 파괴 앞에선 어떤 관용도 없다는 점을 사법의 이름으로 준엄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관련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다만 장동혁 대표는 앞서 “12·3 비상계엄 선포는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며 고개를 숙인 바 있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