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14일 오후 3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버스노조)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 대표자가 참석하는 ‘제2차 사후 조정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는 노동위의 요청에 노사 양측이 응하면서 성사됐다.
파업 결정이 출근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은 13일 오전 1시 30분에 이뤄진 탓에 시민들은 한파 속 출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 13일 오전 9시 기준 시내버스 운행률은 인가 대수 7018대 가운데 6.8%인 478대에 그쳤다. 버스는 인가된 395개 노선 중 32.7%인 129개 노선에서만 운행됐다.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버스정류장에는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 도착 안내판만 바라보고 있었다. 안내판에는 ‘종료’ ‘차고지’만 표시될 뿐 버스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직장인 박모(32)씨는 “버스 앱에도 도착 정보가 없다고만 뜬다”며 “택시도 호출 중인데 잡히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버스 운행이 중단되자 시민들이 지하철로 몰렸다. 서울역과 광화문역 등 주요 지하철역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서울시는 즉각 비상 수송 대책에 나섰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 시간은 각각 1시간씩 연장했다. 막차는 오전 2시까지 운행한다. 혼잡한 역에는 질서 유지 인력을 추가 배치하고 비상 대기 열차 15편도 확보했다.
25개 자치구도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민관 차량 약 670대를 투입해 주요 거점과 지하철역 사이를 운행 중이다. 하루 약 10억 원이 드는 전세버스 운행도 병행하고 있다.
이날 협상의 쟁점은 여전히 임금 인상 방식과 통상임금 범위다. 사측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판례와 동아운수 2심 판결을 근거로 통상임금을 포함한 새로운 임금 체계를 도입하고 임금을 총 10.3%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인상분은 이번 교섭과 별개라며, 임금 체계 개편 없이 기본 임금 3% 인상과 정년 65세 연장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노조안대로 임금 3%를 올린 뒤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 임금이 사실상 20% 가까이 오르게 된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 조정위원들이 통상임금 문제를 논외로 하고 임금을 전년 대비 0.5% 인상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동의한 반면 노조는 사실상 임금 동결이라며 거부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하루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추위와 예상치 못한 파업이 겹쳐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되는 만큼, 이날 오후 협상에서 노사가 합리적인 타협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정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