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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메시 눌렀다, MVP 3표 획득

서정민 기자
2026-02-23 06:4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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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메시 눌렀다, MVP 3표 획득(사진=AFP 연합뉴스)


손흥민이 2026시즌 MLS MVP 레이스의 중심에 섰다.

MLS 공식 홈페이지는 22일(한국시간) 해설위원, 기자, 리포터, 분석가 등 9명으로 구성된 스페인어 전문가 패널의 새 시즌 전망을 공개했다. 결론은 단순했다. MVP 후보는 사실상 둘이다. 손흥민과 리오넬 메시. 그리고 개막전이 열렸다. 결과는 더 단순했다.

LAFC는 2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메모리얼 콜리세움에서 열린 2026시즌 MLS 개막전에서 인터 마이애미를 3-0으로 완파했다. 공식 관중 7만5673명. MLS 개막전 최다 관중 신기록이다. 흥행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이 경기는 단순한 개막전이 아니었다. 아시아 축구의 상징 손흥민(34)과 세계 축구의 아이콘 메시(39)의 정면 충돌. 컨퍼런스가 달라 미뤄졌던 맞대결이 마침내 성사됐고, 무대는 7만7000석 규모의 메모리얼 콜리세움으로 옮겨졌다. LAFC의 기존 홈구장 BMO 스타디움(2만2000석)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았다.

MLS 사무국은 “지난 세기 동안 가장 기억될 만한 행사를 열어온 LA 메모리얼 콜리세움은 리그 최고 스타인 손흥민과 메시의 대결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며 경기장 변경의 이유를 밝혔다. 결과적으로 그 판단은 적중했다. MLS 개막전 최다 관중이라는 역사가 새로 쓰였다.

두 선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친 건 2018년 10월 4일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이후 2699일 만이었다. 당시에는 바르셀로나가 메시의 멀티골로 토트넘을 4-2로 제압했다. 이번엔 달랐다.

4-3-3 포메이션의 원톱으로 나선 손흥민은 시작부터 공간을 찢었다. 전반 6분 골키퍼까지 제치는 절호의 기회를 만들었으나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14분 프리킥과 세컨드 발리도 수비에 막혔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은 계속됐다.

전반 38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손흥민의 패스가 오른쪽으로 침투하던 마르티네스를 정확히 찾았다. 논스톱 슈팅, 선제골. 경기의 균형이 깨졌다. ‘골닷컴’은 “마르티네스에게 건넨 어시스트는 환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메시의 간헐적 번뜩임은 있었지만, LAFC의 수비 조직을 흔들기엔 역부족이었다.

후반은 전술 싸움이었다. 마이애미가 압박 강도를 높였고 후반 39분에는 루이스 수아레스까지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다. 하지만 결정적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LAFC가 역습으로 쐐기를 박았다.

후반 28분 틸먼의 롱패스를 부앙가가 감각적으로 처리해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 4분에는 부앙가의 낮은 크로스를 오르다스가 밀어 넣어 3-0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교체되기 전까지 공격의 출발점이자 연결고리였다. 후반 43분에는 좁은 공간을 뚫어 부앙가에게 결정적 패스를 건냈으나 득점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최종 기록은 1도움이었지만 체감 존재감은 그 이상이었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평점 8.2점을 부여했고 LA FC 팬들은 그가 교체될 때 기립박수를 보냈다. 메시의 평점은 6.6점에 그쳤다. 부상에서 회복해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미국 ‘애슬론 스포츠’는 “메시는 실패했고, 손흥민은 개막전에서 빛났다”고 정리했다. ‘플래시 스코어’도 “손흥민이 슈퍼스타 맞대결의 승자가 됐다. 메시는 경기 감각이 떨어진 듯 반복해서 공을 뺏겼다”고 짚었다. 손흥민에게 평점 8점, 메시에게 6점을 준 ‘애슬론 스포츠’의 수치는 이날의 명암을 그대로 담았다.

경기 후엔 예상치 못한 장면도 포착됐다. ‘골닷컴’에 따르면 메시는 경기 종료 후 격분한 표정을 보였고 수아레스가 그를 진정시키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다만 프로 심판 기구는 “메시가 심판 구역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런 경기 직후 나온 전문가 패널의 MVP 설문 결과는 의미심장했다. 9명 가운데 디에고 발레리 분석가, 미첼레 잔노네 기자, 미겔 가야르도 분석가, 3명이 손흥민에게 표를 던졌다. 나머지 6명은 메시의 3연속 수상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그러나 후보군 자체가 두 명으로 압축됐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리그의 서사가 분명해졌다.

득점왕 전망에서도 손흥민이 최상단을 차지했다. 발레리 분석가, 안토넬라 곤살레스 스튜디오 호스트, 안드레스 아구야 분석가가 손흥민을 지목했다. 메시, 게르만 베르테라메, 드니 부앙가가 각각 2표씩을 받은 것에 비해 손흥민이 최다 득표였다. 발레리 분석가는 MVP와 득점왕 모두에 손흥민을 선택했다. 단순한 기대치가 아닌 확신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팀 전망은 엇갈렸다. MLS컵 우승 후보로는 인터 마이애미가 6표, LAFC가 2표를 얻었다. 서포터스 실드 예상도 마이애미 4표 대 LAFC 3표로 팀 단위 평가는 메시 쪽에 기울었다. 그러나 이 날의 결과는 그 전망에 균열을 냈다.

의미는 더 크다. 손흥민이 메시를 상대로 거둔 사실상 첫 승리다. 2018~19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두 차례 맞붙었을 때 메시가 1승1무로 앞섰다. 2699일 만의 재회, 결과가 달라졌다.

기세도 이미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레알 에스파냐와의 CONCACAF 챔피언스컵에서 1골 3도움을 올린 데 이어 개막전에서도 공격포인트를 쌓았다. 올 시즌 공식 2경기 누적 공격포인트는 5개. 손흥민은 오는 25일 레알 에스파냐와의 챔피언스컵 2차전을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