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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한화 307억 계약…KBO 최대 규모

서정민 기자
2026-02-24 06: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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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한화 307억 계약…KBO 최대 규모(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가 26세 거포 노시환과 KBO리그 역대 최장기·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하며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11년, 옵션 포함 총액 307억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화가 마음먹으면 앞자리가 달라진다”는 말이 오래전부터 통용됐지만, 이번엔 앞자리가 무려 두 번이나 바뀌었다. 단숨에 ‘2’를 뛰어넘어 ‘3’의 시대를 연 것이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22일 내야수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 계약은 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모두 통틀어 KBO리그 사상 가장 길고, 가장 큰 규모다.

공교롭게도 종전 최고 기록의 주인공은 같은 3루수 포지션인 SSG랜더스 최정이었다. 최정은 2015년 4년 86억원, 2019년 6년 106억원, 2024년 4년 110억원 등 세 차례에 걸쳐 총 302억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역대 누적 FA 최고액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시환은 단 한 번의 계약으로 그 기록마저 넘어섰다.

최정은 KBO 최초 통산 500홈런 달성, 20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세 차례 홈런왕 등 리그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살아있는 전설’이다. 현재 통산 타율 0.286, 518홈런, 1624타점의 초월적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런 최정의 누적 금액을 한 방에 경신했다는 사실이 이번 계약의 무게를 방증한다.

경남고 출신인 노시환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문했다. 2년차인 2020년 12홈런으로 두각을 나타낸 이후 2023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타선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2023년(31홈런 101타점)과 2025년(32홈런 101타점) 두 차례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은 것은 팀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기록이다.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두 차례 이상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선수는 장종훈(1991·1992년), 윌린 로사리오(2016·2017년)에 이어 노시환이 세 번째다.

7시즌 통산 기록은 830경기 타율 0.264, 770안타, 124홈런, 490타점, 장타율 0.449, 출루율 0.352. 현재 KBO리그에서 20대이면서 개인 통산 100홈런 이상을 기록 중인 선수는 강백호(136홈런)와 노시환 단 두 명뿐이다. 공수 양면에서 뛰어나고 내구성까지 좋은 3루수라는 점에서 향후 10년의 가치는 현재가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계약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포스팅 조항이다. 한화는 노시환이 2026시즌을 마친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노시환은 2026시즌 종료 후 원래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다. FA 신분으로도 미국 진출이 가능하지만, 구단은 포스팅이라는 방식을 택했다.

포스팅은 구단이 보류권을 유지한 채 선수를 MLB 시장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노시환이 FA를 선언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는 구조인 셈이다. 결과적으로 한화는 노시환의 FA 선언을 원천 차단하면서 KBO리그에서만큼은 ‘종신 한화맨’을 약속받았다.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은 구단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 손혁 단장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사실 그룹 입장에서도 엄청나게 큰 돈인데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며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음을 밝혔다. 손 단장은 “대신 팬들에게 항상 열정적인 야구를 보여달라는 당부의 말씀도 하셨다. 그룹에서 야구를 상당히 좋아해 주신다. 그래서 가능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모두가 그룹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과제도 있다. 307억원이라는 초대형 지출로 향후 한화의 경쟁균형세 관리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래리 버드룰(자기 팀 선수에 대한 연장 계약 시 샐러리캡 예외 조항)을 얼마나 영리하게 활용하느냐가 앞으로의 전력 구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FA 시장 인플레이션이 해마다 심화되는 추세 속에서, 20대 중반의 공수겸장 거포를 조기에 장기 계약으로 묶어둔 한화의 선택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결과적으로 영리한 한 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