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채시라가 수십 년의 시간을 돌아 마침내 오랫동안 품어온 꿈을 무대 위에서 실현했다.
발톱이 빠질 만큼 혹독한 연습을 버텨내면서도, 채시라에게 그 시간은 고통보다 설렘에 가까웠다. 역할에 필요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직접 배우고 소화해 온 그였기에, 이번 작품 역시 혼신의 힘을 쏟아 완벽한 무대를 완성했다.
데뷔 40년 차에도 안주하지 않고 늘 도전하는 배우 채시라. 무대 위에서 또 한 번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해 낸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요즘은 SNS 활동을 많이 하고 있다. 무용 쪽 모임도 있고, 영화 관련 모임도 있어 대외적인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국립극장에서 우연히 정구호 선생님을 뵀는데, 제안할 게 있다고 하셨다. 이후 연락을 주셔서 ‘단심’ 출연을 제안하셨다. 워낙 무용에 대한 열정이 컸던 터라 재밌는 경험이 되겠다는 생각에 도전하게 됐다”

Q. 원래 무용가를 꿈꿨었다고
“어렸을 때부터 무용가가 꿈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무용 선생님께서 ‘나랑 1년만 무용하자. 무용과에 갈 수 있다’고 하셨다. 그런데 그땐 이미 방송 활동을 하고 있어서 두 가지를 다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됐다. 마음속 한켠에 늘 무용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다 1995년 MBC 광복 50주년 특집 2부작 드라마 ‘최승희’ 주연 제안을 받았다. 무용가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흔쾌히 수락했고, 김백봉 선생님께 45일간 17가지 춤을 배웠다”
“세어보니 꽤 많더라. ‘여명의 눈동자’, ‘아들의 여자’, ‘최승희’, ‘해신’ 등 최소 다섯 작품은 되는 것 같다”
Q. ‘단심’을 위해 혹독한 연습을 했다고
“발톱이 빠질 정도로 연습했다. 일반 무용수보다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막 전체를 책임지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했고, 정말 후회 없이 했다”
Q. 무용의 어떤 매력에 빠지게 됐나
“몸으로 무언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려면 신체의 움직임이 원활해야 한다. 다행히 유연성은 타고난 편인 것 같다. 어릴 때 서커스단에 들어가야겠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몸이 자유자재였다”

Q. 연기 공백이 꽤 길어졌다. 작품 활동 계획은
“거절한 작품도 꽤 있다. 아직 마음에 맞는 작품을 만나지 못한 것 같기도 하고, 그 사이에 무용이 비집고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무용에 더 집중하게 됐다. 보낸 작품 중에 ‘할 걸 그랬나’ 싶은 것들도 물론 있다(웃음).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언제든 할 생각이다”
Q. 채시라의 인생 작품은
“팬들이나 기자분들이 꼽는 건 ‘서울의 달’, ‘왕과비’ 같은 작품들이다. 개인적으로는 ‘서울의 달’을 한 번 더 해보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박완서 선생님 소설이 원작인 ‘미망’도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다. 아는 분들은 굉장히 좋아하신다”
Q.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은
“장르는 뭐든 괜찮다. 작품이 좋고 캐릭터가 확실하다면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로맨스도 좋고, 몸 쓰는 걸 좋아하니까 액션도 해보고 싶다”
Q. 배우가 아닌 인간 채시라는 어떤 사람인가
“작은 것에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편이다. 집에서 살림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한다. 화려한 것보다는 소박한 게 더 편하다. 원래는 내성적이었는데, 오래 일을 하다 보니 외향적으로 바뀐 것 같다. 어릴 땐 교실에서 선생님이 발표시킬까 봐 두근두근하던 아이였다. 그런데 카메라 앞에 서고, 작품을 하면서 점점 바뀐 것 같다”
Q.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이 질문이 제일 어렵다. 굳이 말하자면 ‘무엇이든 가능한 배우’가 되고 싶다. 어떤 역할이든 두려워하지 않고, 필요한 건 배우고 준비해서 표현해 내는 배우”
정혜진 기자 jhj06@bn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