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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무너졌다…한일전 앞두고 일본 ‘빨간불’

서정민 기자
2026-03-03 0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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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가 무너졌다…한일전 앞두고 일본 ‘빨간불’(사진=연합뉴스)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좀처럼 방망이를 불태우지 못했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패권 탈환에 나선 일본 야구대표팀이 2일 공식 평가전에서 자국 프로야구팀에 덜미를 잡혔다. 오는 7일 도쿄돔에서 한국과의 일전을 앞두고 일본의 경보등이 켜졌다.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이 이끄는 일본 대표팀은 이날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WBC 공식 평가전에서 3-4로 패했다.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오타니의 침묵이었다.

2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한 오타니는 이날 단 한 개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오타니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7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3타수 무안타 1삼진. '베이스볼 황제'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는 성적표였다.

더욱 당혹스러운 것은 상대 선발 투수가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5.30에 그친 2002년생 데라니시 나루키였다는 점이다. 일본 대표팀 타선은 이 젊은 투수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기쿠치 유세이(LA 에인절스)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기쿠치는 4이닝 6피안타 3실점(2자책점) 2탈삼진의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특히 1회에만 안타 4개를 얻어맞으며 3점을 내줬다.

기쿠치는 지난 시즌 MLB에서 7승 11패, 평균자책점 3.99를 기록한 베테랑 좌완으로 오는 7일 한국과의 WBC 조별리그 C조 경기 선발로 등판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투수다. 이날 부진이 한국 타선에게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이바타 감독이 조정에 나설 여지도 충분히 있다.

경기 흐름을 보면, 일본은 5회초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레드삭스)의 솔로 홈런으로 1점을 만회했으나 오릭스는 5회말 곧바로 1점을 추가하며 4-1로 달아났다. 일본은 8회와 9회 각 1점씩을 추가하며 3-4로 추격했지만 동점을 만드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9회 2사 1, 2루의 반전 기회에서 마키 슈고(요코하마)의 장타가 터졌지만 1루 주자가 홈에서 아웃되며 경기가 종료됐다. 아쉬운 마무리였다.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도 빛난 선수가 있었다. 일본 대표팀 최고참 스가노 도모유키(콜로라도 로키스)다. 1989년생으로 이번 WBC 일본 대표팀 7명의 메이저리거 중 최연장자인 스가노는 7회초 구원 등판해 2이닝 1볼넷 무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최고 구속은 150km에 달했다.

마운드 안팎에서 리더십도 발휘했다. 경기 전날인 1일 일본 대표팀은 선수단 30명 전원이 모이는 회식을 가졌다. 요시다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스가노 선배, 잘 먹었습니다'라고 올리면서 스가노가 통 크게 회식비를 쏜 사실이 알려졌다. 오타니조차 선뜻 지갑을 열지 못한 자리였다. 스가노는 지난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30경기 10승 10패 평균자책점 4.64를 기록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콜로라도 로키스와 1년 51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선택하는 패기를 보였다.

한편 이바타 감독은 경기 후 '타순에는 커리어에서 증명된 선수들이 가득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다음 평가전인 한신전에서 타순을 조정할 뜻을 밝혔다. 일본 언론에서는 1번 타자 곤도 겐스케(소프트뱅크)와 2번 오타니의 타순 교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이날 한신 타이거스와 평가전에서 3-3으로 비겼으며 3일 정오 오릭스와 마지막 연습 경기를 치른다. 이후 WBC 조별리그 C조에서 한국은 5일 체코와, 일본은 6일 대만과 각각 첫 경기를 치른다. 양국의 운명적 맞대결은 오는 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