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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비틀거리며 교도관 부축…항소심 징역 4년·도이치 첫 유죄

서정민 기자
2026-04-29 07: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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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재판 중계화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8일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징역 1년 8개월) 후 90일 만에 형량이 2년 4개월 더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판사 신종오·성언주·원익선)는 이날 오후 3시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 금품 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선고공판을 열고 김 여사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몰수와 2094만원 추징도 명했다. 특검 구형인 징역 15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항소심에서 일부 유죄로 인정되면서 형량을 끌어올렸다. 2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10년 10월 22일부터 블랙펄인베스트에 20억원이 든 증권 계좌를 제공한 것에 대해, 시세조종에 자금이 사용될 것을 미필적으로나마 알았을 것이라 판단했다. 또 2010년 10~11월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주를 주가조작 세력이 지정한 시점과 가격에 매도한 행위에 대해서도 "그 중 13만9383주는 통정매매에 해당한다"고 봤다.

수익의 40%를 약정했다는 점도 유죄 판단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블랙펄 측에 수익의 40%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블랙펄 측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주가 상승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과 계좌를 제공하고 통정매매에 의한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1심에서 공범들이 사용한 대화 내용('싸가지 시스터즈')을 근거로 김 여사의 공동정범 성립을 부정했던 판단도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범들 사이의 이익 배분을 둘러싼 다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달리 판단했다. 공소시효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공모 관계에서 이탈했더라도 다른 공범들이 2012년 12월 5일까지 시세조종 행위를 계속했다"며 포괄일죄를 적용해 공소시효가 도과되지 않았다고 봤다. 2019년 윤 전 대통령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때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7년 만에 내려진 유죄 선고다.

통일교 금품 수수 혐의 중 1심에서 "구체적인 청탁이 없었다"며 무죄로 봤던 약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수수(2022년 4월 7일) 부분도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고가의 가방을 단순한 친목 목적으로 교부한다고 보기 어렵고, 통일교 측의 묵시적 청탁 의사가 있음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았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명씨가 피고인 부부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선고에 앞서 "대통령 배우자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대통령 못지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피고인은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약 1시간 30분에 걸친 판결 이유를 고개를 숙이고 들어온 김 여사는 주가조작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이 나오자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더욱 고개를 숙였다. 징역 4년·벌금 5000만원 선고 이후에는 눈을 찡그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판결이 끝난 뒤 법정을 나가는 과정에서 잠시 비틀거리다 교도관의 부축을 받았다.

법조계에서는 1심 무죄 판단이 대거 뒤집힌 것에 비해 형량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김 여사의 관여 정도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엇갈렸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공동정범의 경우 가담 수준에 따라 형량을 살피는데,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주도·계획하지 않았고 금품도 먼저 요구한 것이 아니라는 점 등이 작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2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서정민 기자
sjm@bn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