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엔하이픈이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과 웅장한 다크 판타지 서사로 새 월드투어의 화려한 막을 올렸다.
공연명처럼 ‘너’와 영원한 ‘피의 서사’를 나누겠다는 뱀파이어의 강한 의지가 공연장 곳곳에 스며들어, 관객들을 웅장한 다크 판타지 세계로 끌어당겼다. 박쥐 모양으로 설계된 돌출 무대와 구조물은 물론, 암전 속 붉은 빛을 교차시킨 과감한 조명 연출과 긴박감을 더하는 밴드 사운드가 더해져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허무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엔하이픈은 그간의 내공을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160분간 총 27곡을 열창, 밀도 높은 무대를 완성했다.
모든 무대가 한 편의 다크 판타지 뮤지컬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됐다. 오프닝부터 여섯 멤버의 맹렬한 기세가 압권이었다. 엔하이픈은 ‘Knife’, ‘Daydream’, ‘Outside’로 세상의 억압을 뚫고 ‘너’에게로 닿으려는 집념을 날카롭게 드러내며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 행복한 미래를 그리며 ‘Big Girls Don’t Cry’, ‘Sleep Tight’, ‘Bills’를 감미롭게 열창, 분위기를 반전시킨 뒤 ‘Blockbuster (액션 영화처럼)’, ‘Future Perfect (Pass the MIC)’ 등을 쉴 틈 없이 휘몰아치며 객석의 뜨거운 떼창을 이끌어냈다.


공연장 전체를 하나의 무대로 활용한 입체적인 연출도 돋보였다. 뱀파이어 추격대로 변신한 십수 명의 댄서가 붉은 망토를 두른 채 객석과 무대 곳곳을 누비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스산한 분위기 속 펼쳐진 ‘Drunk-Dazed’, ‘Bite Me’, ‘CRIMINAL LOVE’는 격정적인 군무로 관객들의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 했다. 최초 공개된 ‘Stealer’ 무대에서는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는 동시에 가성과 저음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멤버들의 탄탄한 보컬 역량이 돋보였다.
공연 말미 엔하이픈은 “3일이 순식간에 지나갔다고 느낄만큼 엔진이 행복한 시간 만들어주셨다. 여러분도 잊지 못할 시간이었길 바란다”라며 “여섯 명이서 엔진과 같이 만들어나가는 콘서트를 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투어였기 때문에 함께 재밌는 공연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멤버들은 “엔진 덕분에 이번 투어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은 것 같다. ‘BLOOD SAGA’에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리고 월드투어 건강하게 다녀오겠다”라고 말했다.
서울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엔하이픈은 오는 7월부터 남미와 북미를 거쳐 마카오, 일본 4대 돔 투어 등 전 세계 21개 도시에서 총 32회 규모의 월드투어 대장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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