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은 식당에서 꺼낸 오래된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는 마주 앉았을 때 조금 달라진다.
‘작은 식당’은 그렇게 시작한다. 유명한 식당을 찾아가는 미식 콘텐츠도, 정해진 질문을 주고받는 인터뷰도 아니다. 작은 식당에서 음식을 나누며 지나온 시간과 지금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첫 번째 손님은 배우 서유정이다. 오랜 시간 배우로 살아온 그는 최근 다시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한동안의 시간을 지나 다시 카메라 앞에 선 지금, 그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했다.
진행은 콘텐츠 디렉터 오샤레가 맡았다. 작은 식탁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자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배우의 시간에서 한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시간으로 흘러갔다.

배우로 살아온 시간은 길었지만, 어느 순간 카메라 앞보다 아이 곁에 있는 시간이 더 중요해졌다. 학원에 보내고 밥을 챙기고, 숙제를 봐주고 재우는 일까지 혼자 감당하다 보니 하루가 금세 지나갔다. 일을 내려놓은 시간만큼 배우 서유정의 이름은 조금씩 멀어졌지만, 엄마로서의 하루는 쉬지 않았다.
혼자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낮인지 밤인지 모를 만큼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시간들은 오히려 그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지나온 날을 돌아보면 힘들었던 만큼 아이와의 관계는 깊어졌고, 그 시간을 견뎠기에 지금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의 소중함도 더 크게 느끼게 됐다고 했다.
시간은 조금씩 흘렀고, 서유정도 다시 자신의 자리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유튜브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정해진 대본이나 역할이 아닌 자신의 일상과 생각을 조금 더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튜브는 그에게 또 다른 소통의 공간이 됐다. 카메라 앞에 서는 방식은 달라졌지만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일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더 넓어지고 있다.
최근 그는 4년 만에 드라마 촬영장으로 돌아왔다. KBS 2TV ‘욕망의 덫’으로 다시 카메라 앞에 섰다. 새벽까지 이어지는 촬영에도 오랜만의 현장이 행복하고 감사했다고 했다. 다시 주어진 한 장면, 한 장면을 소중히 여기며 오래 연기하는 배우로 남고 싶다는 마음도 엿보였다.
배우의 시간과 엄마의 시간은 어쩌면 서로 다른 길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을 키우며 견딘 시간과 삶에서 만난 여러 감정은 다시 배우 서유정에게 돌아와 연기의 깊이가 될 수 있다. 작은 식당에서 만난 서유정에게서는 지나간 시간을 설명하려는 사람보다 이제 다시 자기 시간을 살아보려는 사람의 표정이 더 오래 남았다.

잠시 멈췄던 배우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날 작은 식당에서 들은 것은 배우 서유정의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남에게 쉽게 꺼내지 못하는 시간이 있다. 그리고 어떤 시간은 충분히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말할 수 있게 된다. 때로는 한 끼와 마주 앉은 한 사람이 그 이야기를 꺼내게 한다. ‘작은 식당’은 그런 이야기를 오래 듣는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곳은 서울 용산구 삼각지 골목에 자리한 ‘작은수산시장’이다. 채성태 대표가 운영하는 이곳은 계절과 그날의 수급에 따라 메뉴가 달라지는 아주 작은 해산물 식당이다.

식탁에는 문어숙회, 우니 캐비어 크래커, 꽃게찜, 전복찜, 청어회, 병어회, 단새우와 모둠회 등이 올랐다. 음식은 이야기의 주인공이라기보다, 오래 묻어둔 이야기를 천천히 꺼낼 수 있게 해주는 배경에 가까웠다.
한 끼, 한잔, 한 사람의 진짜 이야기.

진행|오샤레(bnt 콘텐츠 디렉터)
글|김민주 기자(love4043@bntnews.co.kr)
사진|김치윤 기자
장소협조|작은수산시장
매장정보|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대표|채성태
주요메뉴|회·해산물·제철 수산물
함께한 셀럽|배우 서유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