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감한 형사들5’가 집요한 수사 끝에 드러난 암매장 사건의 전말과 사적 제재를 둘러싼 사회적 질문을 함께 조명했다.
첫 번째 사건은 지난 2004년 파주의 한 작은 마을에서 접수된 첩보에서 출발했다. 버려진 땅에 누군가 ‘험한 것’을 묻어놓고 갔다는 제보였다. 탐문 결과 한 달 보름 전쯤 낯선 SUV가 마을에 나타나 문을 닫은 개 농장으로 향했고, 한참 뒤에야 빠져나온 사실이 확인됐다.
개 농장에서는 세 발 수레와 삽이 발견됐다. 형사들이 땅을 파헤쳤지만 삽이 돌에 부딪히는 소리만 들릴 뿐 별다른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CCTV 조사 끝에 차량 차주가 60대 남성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차주는 평소 자신의 차량을 운전한 사람이 딸의 남자친구 박 씨(가명)라고 밝혔다.
파주에 다녀온 직후 박 씨는 차를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여자친구를 재촉했고, 차주는 차량을 급하게 처분했다. 사건 당시 33세였던 박 씨는 5년째 사기 혐의로 수배 중이었다.
박 씨는 지인들에게 “동남아로 넘어가는 배가 없냐”, “한국을 떠나야겠다”는 말을 남긴 뒤 검거됐다.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됐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고 자백도 명확하지 않았다. 형사들은 48시간 안에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해야 했지만 박 씨는 묵비권으로 일관하며 파주에는 드라이브를 하러 갔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지켜본 안정환은 “너무 뻔뻔한데”라며 경악했다.
박 씨는 피해자를 경마장에서 알게 됐을 뿐 정확히 누구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피해자에게 500만 원을 빌렸지만 탕진했고 빚 독촉을 받자 범행을 저질렀으며, 상환일 연장을 거절당한 뒤 피해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줄 알고 미리 호신용으로 준비한 흉기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가족에 따르면 피해자는 출근할 때 2~3천만 원의 현금을 가져갔고 귀가할 때도 수표나 예치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시신이 묻힌 장소에서는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박 씨는 살해 후 현금 353만 원만 가져갔다고 주장했고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어 ‘끝나지 않은 사건 Q’에서는 ‘이 상황에 당신이라면 과연?’을 주제로 사적 제재와 관련된 사건들을 살펴봤다.
지난 2004년 한 아파트 신고 현장에는 피해자와 신고자, 범인이 함께 있었다. 범인은 알몸인 채 온몸이 욕설과 조롱이 담긴 낙서로 뒤덮였고 머리카락까지 모두 밀려 있었다. 19세였던 이들은 같은 중학교 동창으로, 범인은 피해자와 신고자에게 오랜 시간 폭행과 괴롭힘을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지난 1996년 직접 출동했던 사건도 소개했다. 호수에서 알몸의 중년 남성이 몸 전체가 쇠사슬로 묶이고 발목에 철제 유압잭이 매달린 채 발견된 사건이다. 피해자는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사채업을 하며 월평균 2억 원의 수입을 올리던 40세 남성이었다.
경찰은 돈을 노린 납치 살인에 무게를 뒀지만 협박 전화는 없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집을 감식하던 중 남편이 사용했던 침대에 직접 누워 주변을 살폈고, 가구 밑에 튄 혈흔과 TV에 묻은 핏방울을 발견했다.
범인은 피해자의 아내였으며 여동생 부부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은 20년의 결혼 생활 동안 심각한 가정 폭력을 일삼았고 친딸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 아내의 여동생과 어린 조카, 남편 여동생의 딸 역시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피해 사실이 참작돼 아내에게는 징역 3년이 선고됐다.
황민구 박사는 2014년 발생한 사건도 소개했다. 한 상가 인근에서 성인 두 명과 학생 한 명이 싸우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뒤, 인근에서 17세 남학생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건 접수 1시간 뒤 한 중년 남성이 경찰서를 찾아와 아내와 함께 학생에게 따지러 갔다가 말싸움 도중 격분해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부부는 중학생 딸이 해당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고, 이에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범인은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황민구 박사는 “이 사건의 문제는 피해 학생이 이미 사망해 진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한쪽의 진술만 존재해서 사적 제재가 위험한 이유다”라고 말했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돼서 죗값을 치러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우리 사회나 주변 사람들이 같이 고민하고 막을 방법은 없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용감한 형사들5’는 매주 금요일 밤 9시 50분에 방송되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에서도 공개된다. E채널 공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서도 프로그램 관련 소식과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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