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말고 다른 연애’ 안은진이 10년 연인 곁에서 낯선 남자에게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 여자의 미묘한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3회는 남궁호(서강준 분)의 청혼 앞에서 터져 나온 이미도의 딸꾹질로 시작됐다. 감격도 눈물도 아닌 예상 밖의 반응을 통해 안은진은 이미도가 여전히 확신에 닿지 못했다는 사실을 대사 한 줄 없이 전달했다.
이어 가족들 앞에서 결혼 소식을 전하는 장면에서는 이미도가 품은 감정의 결이 드러났다. 자식 셋보다 남궁호가 낫다는 엄마 마숙희(김미경 분)의 말에 이미도는 자신이 먼저 죽으면 건물을 남궁호에게 주라는 말로 응수했다. 안은진은 이 대사를 농담처럼 툭 던지면서도 그 안에 담긴 진심을 은근하게 표현하며, 이미도에게 남궁호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설렘이 사라진 것은 연애뿐만이 아니었다. 시나리오 창 앞에서 멈춘 커서를 한참 바라보다 노트북을 덮어버리는 이미도를 안은진은 과장 없이 담담하게 표현했다. 사랑도 꿈도 식어버린 사람의 무기력은 고스란히 시청자의 공감으로 이어졌다.
그렇기에 다시 설레고 싶다고 말하는 이미도의 얼굴은 더욱 절실했다. 애원하듯 건네는 말에는 관계를 되돌리고 싶은 진심이 묻어났다. 하지만 분위기를 잡을 때마다 걸려 오는 회사 전화부터 키스 도중 구역질로 실려 간 응급실, 병원 콘셉트 모텔 사진 한 장으로 번질 뻔한 말다툼까지 이어졌다. 안은진은 애쓸수록 어긋나는 관계의 온도를 코믹함과 씁쓸함 사이를 오가며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낯선 감정은 그 직후부터 스며들었다. 자신을 구하다 다친 한태승에게 독설을 쏟아내면서도 자꾸만 그를 신경 쓰는 이미도에게서 안은진은 미안함인지 호기심인지 규정하기 어려운 감정을 과장 없이 쌓아 올렸다. 10년을 함께한 연인의 품에 안긴 채 한태승의 연락이 뜬 휴대전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엔딩에서는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빛과 굳은 표정만으로 이미도의 마음에 생긴 균열을 표현하며 다음 이야기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한편 KBS 2TV 토일미니시리즈 ‘너 말고 다른 연애’는 매주 토, 일요일 밤 9시 20분 방송된다.
송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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