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 Issue

[bnt시선] “우리는 결국 어떤 사람으로 남는가”… 김민종이 지나온 110일

김민주 기자
2026-09-11 11:50:14
기사 이미지
[bnt시선] “우리는 결국 어떤 사람으로 남는가”… 김민종이 지나온 110일



살다 보면 옳고 그름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분명 내가 옳았는데도 마음은 편하지 않을 때가 있고, 끝까지 따져 이길 수 있는데도 문득 그만 걷고 싶어질 때가 있다. 

어쩌면 인생은 누가 더 옳았는지를 증명하는 시간보다, 무엇을 마음에 남기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시간에 더 가까운지도 모른다.

그에게 지난 110일은 그런 시간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을 둘러싼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 시작됐고, 적지 않은 것을 잃었다.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상대의 사과를 받아들인 뒤 고소를 취하했다.

그리고 그는 그 시간을 돌아보며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짧은 말이지만 오래 남는다. 어쩌면 우리에게도 비슷한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은 살아가며 많은 것을 잃는다. 사람을 잃고, 기회를 놓치고, 믿었던 관계가 달라지기도 한다.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생기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말을 오래 마음에 품고 살아가기도 한다.

젊을 때는 잃은 것을 되찾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가 옳았는지 밝혀야 하고, 받은 만큼 돌려줘야 마음이 풀릴 것 같기도 하다. 억울함을 남겨두는 것은 지는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알게 된다. 모든 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것을. 이미 지나간 시간을 다시 살 수도 없고, 한 번 흘러간 관계를 예전으로 돌릴 수도 없다. 아무리 옳은 사람이라도 어제를 바꿀 수는 없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삶의 질문도 달라진다.

‘누가 옳았는가’보다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무엇을 잃었는가’보다 ‘그 시간을 지나며 나는 무엇을 배웠는가’.

그 역시 이번 일을 마무리하며 상대를 향한 말보다 자신의 앞날을 이야기했다. 지나간 일에 머물기보다 더 나은 자신을 찾아가겠다고 했다. 거창한 말은 아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다.

사람은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상처를 지나 다시 자기 삶으로 돌아오는 존재인지 모른다. 때로는 붙잡는 데 용기가 필요하고, 때로는 놓아주는 데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의외로 싸움의 승패가 아닐 때가 많다. 그때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누가 내 곁에 있었는지. 그리고 마지막에 나는 어떤 선택을 했는지가 남는다.

110일은 그에게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생 전체에서 바라보면 그 시간 역시 언젠가는 지나간 한 계절이 된다.

우리에게도 그런 계절이 있다. 그때는 끝나지 않을 것 같았지만 결국 지나간 날들. 견디기 힘들 만큼 아팠지만 어느 순간 더 이상 아프지 않게 된 일들. 너무 소중했지만 결국 보내야 했던 사람들.

시간은 많은 것을 가져간다. 대신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도 조금씩 가르쳐준다.

끝내 가져갈 수 없는 것에 너무 오래 마음을 두지 않는 것. 지나간 어제 때문에 아직 오지 않은 내일까지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내 곁에 남아 있는 사람과 지금의 오늘을 소중히 바라보는 것.

어쩌면 잘 산다는 것은 모든 싸움에서 이기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상처가 없었던 삶도 아닐 것이다.

넘어지고 잃고 흔들린 뒤에도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와, 조금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다음 날을 살아가는 것. 그것이면 충분한지도 모른다.

김민종의 110일은 이제 끝났다. 그러나 그 110일이 던진 질문은, 오늘을 지나고 있는 우리의 마음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물 것 같다.

나는 지금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 그리고 이제는 무엇을 놓아도 되는가.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도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기억나는 것은 아마 몇 번 이겼는지, 얼마나 많이 가졌는지가 아닐 것이다.

누구를 사랑했는지. 누구를 품었는지. 그리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왔는지.

삶은 생각보다 빠르다. 그러니 지나간 것에 오늘까지 내어주지 말자. 아직 우리에게는 살아야 할 날이 남아 있으니까.

김민주 기자 
bnt뉴스 연예팀 기사제보 star@bntnews.co.kr